
Summer (Feat.BE'O)
Paul Blanco곡 소개
발매 뒤 1년 동안 차트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던 곡입니다. 2022년 6월 15일에 나온 이 싱글은 이듬해 여름 라디오 프로그램 「최정훈의 밤의 공원」 무대를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해, 2023년 8월 5일 멜론 일간 274위에서 24위로 뛰어올랐고 8월 17일에는 16위까지 갔습니다. 발매 당시에 이미 빌보드가 뽑은 2022년 최고의 K팝 노래 25곡 가운데 17위로 꼽혔으니, 평가가 먼저 있었고 대중의 반응이 1년 늦게 도착한 셈입니다.
제목은 여름인데 노래가 그리는 것은 계절이 아니라 계절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해가 뜨는 장면에서 화자는 「I'm sorry I forgot her name」이라고 태연하게 말하고 「어제는 잊기로 해」로 밤을 지웁니다. 그 태연함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새로 산 보테가 가방에 담뱃불 자국을 내고, 상대가 선물한 카르티에 위로 샴페인을 쏟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값비싼 물건을 하나씩 망가뜨리는 이 반복은 과시라기보다 자해에 가깝습니다. 그 사이사이 「Are you thinking bout me」가 주문처럼 끼어들다가, 「But 사실 너가 없어서 내가 꿈꿔 왔던 거 전부 의미가 없어진 건 아니?」에서 결국 속이 새어 나옵니다.
비오가 맡은 벌스는 같은 상태를 다른 어휘로 씁니다. 「너한텐 My life's good 나는 불평 못해」라고 체면을 세우면서도 곧바로 아무거나 갖다 빈자리를 채우려 해 봤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고 실토하고, 밤마다 술병을 따며 압구정을 좀비처럼 걷는다는 자기 묘사로 넘어갑니다. 옆에 쌓이는 것들이면 충분하다는 말과 며칠 갤러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 나란히 붙어, 버티는 방법이 결국 회피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냅니다.
곡이 닫히는 방식이 이 노래의 정직한 부분입니다. 기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 놓고도 받을 테니 먼저 전화하라고 말을 바꾸고, 「다 봄인데 눈이 오네 내 맘에만」이라는 한 줄로 자기 계절만 어긋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아웃트로에서는 농담도 체면도 다 걷어낸 채 「내가 아닌 저 사람과 새 삶을 만들어가지마」만 네 번 반복하며 끝납니다. 여름이라는 제목이 붙은 곡의 마지막이 애원인 것입니다.
폴 블랑코는 대구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캐나다로 건너가 토론토를 근거지로 활동해 온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로, 한국어와 영어를 문장 단위로 갈아 끼우는 화법이 그의 서명입니다. 비오는 「쇼미더머니 10」으로 이름을 알린 뒤 「리무진」 등으로 음원 차트 정상을 밟은 래퍼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가사를 쓰고 여기에 BRLLNT와 ARTO가 작곡으로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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