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녀 농군
최정자곡 소개
해 뜨는 벌판을 향해 소를 몰고 나서는 장면 하나로 요약되는 노래입니다. 꼴망태를 등에 메고 「이랴 어서 가자」를 외치며 밭갈이를 나서는 사람은 젊은 여성이고, 그 걸음에 실린 것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림을 꾸려 가는 무게입니다.
가사가 되풀이해 부딪치는 지점은 「이 몸이 처녀라고 남자 일을 못 하나요」라는 물음입니다. 같은 문장이 「이 몸이 여자라고」로 한 번 더 바뀌어 반복되는데, 대답을 기다리는 질문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못을 박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짧은 두 절 안에 처지 설명과 반문과 노동의 구령이 한 덩어리로 붙어 있어서, 억울함을 늘어놓는 대신 일하러 나가는 동작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구성이 됩니다.
발표 시점을 함께 보면 곡의 성격이 더 또렷해집니다. 이 노래가 나온 1968년은 젊은이들이 대거 도시로 빠져나가던 시기였고, 농촌에 남아 논밭을 지킨 여성 농민의 자리를 정면으로 다룬 대중가요는 흔치 않았습니다. 신민요풍 가락에 얹은 소박한 노랫말이지만 남자 일과 여자 일을 갈라 놓던 통념을 향해 던지는 문장이 곡의 뼈대라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꽤 당돌한 노래였습니다.
작사와 작곡은 황우루가 함께 맡았습니다. 최정자는 1967년 그의 곡 「초가삼간」으로 단숨에 이름을 알린 뒤 이 노래로 인기를 이어 갔고, 두 사람은 이후 「옹달샘」과 「고향산천」 같은 곡을 함께 남겼습니다. 개성에서 태어나 1960년대에 데뷔한 그는 민요조 창법으로 한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됐다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가수 활동을 접었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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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내 모시고 살아가는 세상인데 이 몸이 처녀라고 이 몸이 처녀라고 남자 일을 못 하나요 소 몰고 논밭으로 이랴 어서 가자 해 뜨는 저 벌판에 이랴 어서 가자 밭갈이 가자 홀로 계신 우리 엄마 내 모시고 사는 세상 이 몸이 여자라고 이 몸이 여자라고 남자 일을 못 하나요 꼴 망태 등에 메고 이랴 어서 가자 해 뜨는 저 벌판에 이랴 어서 가자 밭갈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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