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세탁소 (Eraser)
원위(ONEWE)곡 소개
작사에 전다운과 기욱, 용훈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작곡은 전다운과 기욱이, 편곡은 전다운이 맡았습니다. 밴드 형태의 그룹에서 흔히 기대하는 배치가 아니라, 멤버가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를 짜고 중반부 랩까지 직접 소화하는 구조입니다. 원위는 데뷔 이래 발표한 곡 작업에 멤버들이 계속 참여해 왔고, 이 곡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제목의 세탁소는 장식이 아니라 곡 전체를 지탱하는 설정입니다. 화자는 슬리퍼를 질질 끌고 짐을 잔뜩 안은 채 가게로 들어섭니다. 「덜 마른 생각들이 뭉쳐져 있었어」라는 문장에서 기억은 빨래가 되고, 「너무 시커메 빠지지도 않지만 뭐 어때요」에서는 세탁이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맡기는 사람의 체념이 드러납니다. 「게으르게 녹는 얼음처럼 천천히 잊어가려 합니다」는 이 비유가 도달한 가장 정직한 자리입니다.
수록 음반은 2020년 12월 11일 나온 첫 싱글 음반 「MEMORY : illusion」입니다. 기억을 하나의 주제로 묶은 기획이었고, 발매 당시 공개된 설명은 때 묻은 빨랫감이 하얗게 돌아오듯 기억도 쉽게 지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담담하게 눌러 부르는 보컬과 조급하게 몰아치는 템포를 일부러 어긋나게 둔 것도 의도된 배치여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이 오히려 벗어나지 못한 사람의 것으로 들립니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후반의 랩입니다. 지우러 온 사람이 「조각조각 떠올리네 기억의 토막」이라며 흩어진 것을 도로 주워 모으고, 「다 찾아 붙여 놓으니 이토록 고와」라고 감탄한 끝에 사랑이 시작된 자리에 다시 도착합니다. 지우겠다고 문을 연 사람이 결국 복원을 마치고 나오는 셈이라, 괄호 안에 붙은 지우개라는 부제가 끝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이 노래의 결말입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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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척뒤척 슬금슬금 오늘도 너를 지워보려고 또 찾아왔어요 슬리퍼 질질 끌며 많은 짐을 갖고서 덜 마른 생각들이 뭉쳐져 있었어 너무 시커메 빠지지도 않지만 뭐 어때요 내 마음이 편해서 그냥 가져왔어요 지워버릴까 생각해도 붙어있는 너 버려버릴까 고민해봐도 아까웠던 너 네가 없는 하루는 이제는 모두 다 처음일 테니 좋았던 기억에 더 속을 일 없어 눈감아도 보이는 그 기억은 지울 수가 없어 혹시라도 어딘가 네가 있을 것 같아 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 돌아가는 기억들이 좋지만은 않네요 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 빠져나온 냄새들이 좋지만은 않네요 억지로 너를 지워보려다 익숙해진 너의 향기만 남아 게으르게 녹는 얼음처럼 천천히 잊어가려 합니다 돌이켜봐도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너 붙잡아봐도 내게 점점 멀어져갔던 곁 네가 없는 하루는 이제는 모두 다 처음일 테니 좋았던 기억에 더 속을 일 없어 눈감아도 보이는 그 기억은 지울 수가 없어 혹시라도 어딘가 네가 있을 것 같아 쓰린 기억 애통 속에 기억 따끔한 기억 돌고 돌아와도 결국 너는 좋은 기억 그래 좋은 기억 널 찾아 생각 속을 뛰어다녀 조각조각 떠올리네 기억의 토막 다 찾아 붙여 놓으니 이토록 고와 도착했어 우리가 시작했던 곳 사랑이 싹 틔웠던 내가 충분히 아꼈던 기억 영원할 것 같은 남은 기억 널 부르고 있어 다신 볼 수 없는 예쁜 웃음 혼자 남아 있는 널 안아줄 수도 없어 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 돌아가는 기억들이 좋지만은 않네요 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 빠져나온 냄새들이 좋지만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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