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흙에 살리라 (Disco Ver.)
홍세민곡 소개
1973년에 나온 이 노래가 놓인 자리는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몰려가던 한복판입니다. 공장이 서고 도시가 부풀던 시기에 이 곡은 떠나는 쪽이 아니라 남는 쪽의 목소리를 골랐고, 그래서 노래의 중심에는 예찬이 아니라 질문이 놓입니다.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화자가 내미는 근거는 소박합니다. 초가삼간 집, 아기 염소를 벗 삼아 걷는 논밭 길, 물레방아가 돌고 도는 마을, 베개 삼아 누울 수 있는 푸른 잔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들을 하나씩 세어 놓은 뒤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것을」이라고 못 박습니다. 가진 게 없어서 남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 가졌으니 떠날 이유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남기로 한 이유를 두 절이 나눠 맡는 구성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1절의 끝은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면서」이고, 2절의 끝은 「내 사랑 순이와 손을 맞잡고」입니다. 위로는 부모, 옆으로는 사랑하는 사람. 흙에 살겠다는 결심이 땅에 대한 애착만이 아니라 그 땅에 묶여 있는 관계 전부를 지키겠다는 뜻이라는 사실을, 마지막 두 줄이 조용히 드러냅니다.
김정일이 노랫말과 곡을 함께 쓰고 민인설이 편곡했습니다. 홍세민은 1971년에 데뷔해 좀처럼 이름을 알리지 못하다가 이 곡으로 단번에 자리를 잡았고, 이후 반세기 가까이 그의 이름 앞에 먼저 붙는 노래가 됐습니다. 고향을 그리는 노래는 많지만, 떠난 사람들을 향해 대놓고 왜 떠났느냐고 되묻는 노래는 흔치 않습니다. 그 물음이 오히려 남은 사람의 고집을 또렷하게 만들어, 산업화 시대의 정서를 반대편에서 기록한 곡으로 남았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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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살리라 - 홍세민 초가삼간 집을 지은 내 고향 정든 땅 아기 염소 벗을 삼아 논밭 길을 가노라면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것을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고향을 버릴까 나는야 흙에 살리라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흙에 살리라 간주중 물레방아 돌고도는 내 고향 정든 땅 푸른 잔디 베개 삼아 풀내음을 맡노라면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것을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고향을 버릴까 나는야 흙에 살리라 내 사랑 순이와 손을 맞잡고 흙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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