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술잔
정의송곡 소개
술잔 하나를 앞에 놓고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오늘은 누가 와서 입술을 주려나」. 첫 소절은 잔이 스스로 던지는 물음처럼 들리고, 이어지는 「눈물은 타지 마세요 / 이슬보다 맑은 이야기만 주세요 / 내가 다 알아서 따를테니까」에서는 잔을 채워 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겹쳐 듭니다. 누구의 말인지 딱 잘라 나뉘지 않은 채로, 술자리의 두 자리가 한 목소리에 포개집니다.
노래의 논리는 짧고 분명합니다. 「한방울도 남기지 마세요 / 취해야 보이는게 세상 아닌가요」. 맨정신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이 취해야 보인다는 오래된 술자리의 말을 그대로 가져와, 마시는 일에 변명 대신 이유를 붙여 둡니다.
그러다 시선이 잔 자체로 옮겨 갑니다. 「어떤 잔은 사랑을 담고 / 어떤 잔은 이별을 담고 / 어떤 잔은 술을 채우네」. 같은 모양의 잔인데 담기는 것은 저마다 다르다는 관찰이고, 그 열거 끝에 화자는 제 차례를 묻습니다. 「아 나의 빈잔은 무엇을 채울까 / 닳고 닳은 나의 빈 술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잔이 아니라 오래 쓰여 닳아 버린 잔이라는 마지막 형용에서, 이 노래가 하룻밤의 취기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정의송은 강원도 삼척에서 나고 자라 가수의 꿈을 안고 상경했다가 1992년 작곡가로 방향을 틀었고, 김혜연의 「서울 대전 대구 부산」과 송대관의 「사랑해서 미안해」 같은 히트곡을 쓰며 이름을 알린 뒤 1999년 자기 앨범을 내며 가수로도 데뷔한 사람입니다. 「빈 술잔」은 2025년 5월 발표한 앨범 「흙이 되어」에 실렸고, 작곡과 편곡은 정의송 본인이, 노랫말은 김병걸이 맡았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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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누가 와서 입술을 주려나 눈물은 타지 마세요 이슬보다 맑은 이야기만 주세요 내가 다 알아서 따를테니까 한방울도 남기지 마세요 취해야 보이는게 세상 아닌가요 어떤 잔은 사랑을 담고 어떤 잔은 이별을 담고 어떤 잔은 술을 채우네 아 나의 빈잔은 무엇을 채울까 닳고 닳은 나의 빈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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