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표
국내8곡TJ 5 / KY 3
무대보다 사람들이 모여 노래하는 자리에서 먼저 불린 곡을 가진 가수입니다. 오랜 기간 케이블 방송의 노래 교실에서 노래를 가르쳤고 정작 자기 음반은 조용했는데, 뒤늦게 낸 「천년지기」가 산악회에서 돌기 시작해 동창회와 초등학교 모임으로 번졌습니다. 노래는 아는데 부른 사람은 모르는 상태가 오래 이어져 얼굴 없는 가수라는 말이 따라붙었습니다.
소리는 정통 트로트의 문법을 지키되 장식이 적은 쪽입니다. 중간 음역에서 또박또박 밀고 나가고 꺾는 목을 크게 쓰지 않아, 한 번 듣고 나면 다음 소절이 놓일 자리가 짐작됩니다. 골격이 단순한 곡조라 다른 가수의 리메이크는 물론 메들리와 각설이 가락으로까지 옮겨 불렸습니다. 본인도 「이 노래는 유행을 별로 타지 않고 가사가 건전하다」는 말로 곡을 설명했습니다.
가사가 향하는 자리도 연인이 아니라 오래 곁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천 년을 함께 갈 벗을 부르고, 예순여섯이라는 나이를 학년과 반에 빗대 웃기고, 지나간 젊음에게 말을 겁니다. 사랑 노래를 부를 때도 뜨겁게 매달리기보다 한 사람만 지켜 온 세월 쪽에 무게를 둡니다.
대표곡은 노래 교실의 국민가요 소리를 듣는 「천년지기」와 나이 든 뒤의 넉살을 담은 「6학년 6반」, 그리고 오래 지킨 마음을 노래한 「당신 하나만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