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R
뉴욕 길거리에서 공연하던 삼형제가 거실에 차린 작업실을 그대로 키운 밴드입니다. 유튜브에 커버를 올리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곡을 쓰고 연주하고 프로듀싱하고 믹싱하는 일을 세 사람이 직접 해결해 왔고, 그 방식이 소리의 성격까지 정해 버렸습니다.
중심에 있는 것은 무대 음악입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극적인 전개를 3분짜리 팝 안에 밀어 넣는 것이 기본 설계라, 벌스는 소리를 최대한 덜어 내 웅얼거리게 두었다가 후렴에서 관악과 현악을 한꺼번에 터뜨립니다. 목소리를 잘게 잘라 비트 위에 다시 붙이는 처리를 즐겨 쓰고, 바이올린이 트럼펫으로 트럼펫이 다시 피아노로 넘어가듯 한 곡 안에서 악기를 계속 갈아탑니다. 만화 대사나 지하철 안내 방송 목소리를 그대로 얹어 곡을 여는 것도 이들의 오랜 버릇입니다.
가사는 어른이 되는 일에 붙들려 있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구간에 걸려 있는 감각, 자기 고민이 남의 것에 비하면 하찮게 느껴져 입을 다무는 마음,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식이나 늙어가는 아버지에게 말을 거는 장면이 반복해 나옵니다. 편곡은 명랑한데 화자는 계속 주눅이 들어 있다는 어긋남이 이 팀 특유의 인상을 만듭니다.
대표곡은 「Bang!」과 「World's Smallest Violin」입니다. 「Bang!」은 벌스를 작고 수상하게 눌러 두었다가 후렴에서 관악을 몰아 터뜨리도록 설계했다고 본인들이 밝힌 곡이고, 미국 대중 차트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첫 곡이기도 합니다. 「World's Smallest Violin」은 악기를 차례로 넘겨받다가 마지막에 전부 한꺼번에 쏟아붓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