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
루시아(Lucia)곡 소개
'그리도 찬, 서리 같은 마음 어찌 품었나'라는 첫 줄부터, 이 곡은 옛 아리랑의 가락을 빌려 떠나는 임을 향한 원망과 축원을 한꺼번에 풀어놓습니다. 하오의 바람처럼 온화했던 이가 어느새 서릿발 같은 마음으로 돌아서고, 화자는 비 내리는 날 '너도 억수처럼 울었나' 하고 부재한 상대의 속을 헤아립니다. 슬픔을 직설로 토하는 대신 자연의 풍경에 얹어 누그러뜨리는 어법이 곡 전체를 관통합니다.
후렴의 '떠나가소, 아주 가소 지금보다 더 멀리 가소'는 표면적으로는 매정한 작별 선언입니다. 그러나 곧바로 '발병일랑 나지 말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소'로 이어지면서, 떠나보내는 말이 사실은 가장 깊은 축복임을 드러냅니다. 보내는 자가 자기 상처보다 떠난 이의 안녕을 먼저 비는 이 역설이 곡의 정서적 핵입니다.
곡의 마지막에서 어조가 한 번 무너집니다. '가지 마소 가지 마소 나를 버리고 가지 마소'라며 그동안 눌러온 진심이 터져 나오고, 정선아리랑의 유명한 구절을 변주한 '나를 두고 가신 임 십 리도 못 가 발병 나소'가 앞서의 축원을 뒤집습니다. 잘 가라던 마음과 가지 말라는 마음이 한 사람 안에서 부딪히는 자리에 제목 '아라리'가 놓입니다.
심규선(Lucia)은 정갈한 음색의 싱어송라이터로, 본인이 작사·작곡을 도맡아 자기 색이 또렷한 곡을 써온 음악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라리' 역시 그가 직접 쓴 곡으로, 전통 아리랑의 정서와 어휘('~하소', '천리만리', '아라리요')를 현대적 발라드의 호흡 안에 녹여낸 작업입니다.
결국 이 노래는 미움과 사랑, 저주와 축복이 분리되지 않는 우리식 이별 정서를 정공법으로 그려냅니다. '간 밤에 꾼 꿈결인 듯 전부 다 잊고 행복 하소'라는 마지막 당부는, 자신은 잊지 못하면서도 상대만은 모든 것을 잊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한(恨)의 가장 너른 형태로 곡을 닫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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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도 찬, 서리 같은 마음 어찌 품었나 너는 하오에 부는 바람만큼 온화했는데 우는 날 떼놓고 걸음 어찌 걸었나 하염없이 비 내릴 때 너도 억수처럼 울었나 떠나가소, 아주 가소 지금보다 더 멀리 가소 이내 이런 기다림은 헛된 희망 또 품음이라 나를 두고 가신 임 천리만리 더 멀리 가소 발병일랑 나지 말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소 행복…. 하소 연무처럼 흩어지는 맘 어찌 붙잡나 너는 그믐에 피는 손톱달처럼 저무는데 기어이 돌아서는 널 어찌 탓할까 너는 아무도 몰래 받을 벌을 다 받았는데 떠나가소 아주 가소 지금보다 더 멀리 가소 이내 이런 기다림은 헛된 희망 또 품음이라 나를 두고 가신 임 천리만리 더 멀리 가소 발병일랑 나지 말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소 언약과 증표 가련한 맹세여 다시없을 사람 마침표 없는 문장을 가득히 눌러 안고 안으로 외치는 말 가지 마소 가지 마소 나를 버리고 가지 마소 이내 이런 기다림은 멀리 멀리 저 고개로 넘어 간다 나를 두고 가신 임 십 리도 못 가 발병 나소 아라리요, 아라리야 끝내 떨치고 가신 임아 돌아보소… 간 밤에 꾼 꿈결인 듯 전부 다 잊고 행복 하소 나를 두고 가신 임아 누구보다 더 행복 하소 행복…. 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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