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
백예린곡 소개
가로등 빛에 물든 진달래꽃 향기가 좁다란 길을 채웁니다. 「산책」의 무대는 그렇게 좁고 어둡고 향기로운 밤길이고, 사건이라 할 만한 것은 끝까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적한 밤에 걷다 보면 어김없이 한 얼굴이 떠오른다는 문장이 처음이자 마지막 사건입니다. 그 얼굴은 반짝이는 별을 모아 그리는 사람이라고 묘사되는데, 별을 한참 모아야 겨우 윤곽이 잡힌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가 그리움을 다루는 방식은 붙잡는 쪽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쪽입니다. 후렴의 핵심은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한 줄에 있습니다. 물로 그린 그림은 그리는 동안에도 마르고 있으니, 떠올리는 일과 잊는 일이 같은 동작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도 화자는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한다고 말합니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 매일 같은 길을 걷는 이 반복이 곡의 형태를 결정합니다.
곡 후반에 이르러서야 대상이 잠깐 선명해집니다. 따뜻한 손과 그 감촉, 자기가 쏙 들어앉아 있던 눈동자,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을 주던 마음까지 나열되지만 그 이상은 나아가지 않습니다. 관계가 어떻게 끝났는지, 상대가 누구였는지는 끝내 밝히지 않습니다. 마지막에는 오늘도 산책을 하네라는 문장만 두 번 더 반복되고 조용히 닫힙니다.
백예린이 부른 이 판본은 2021년 9월 10일에 나온 커버 음반 「선물」에 실렸습니다. 원곡은 소히가 2010년 정규 「Mingle」에 담은 곡으로, 노랫말은 소히가 쓰고 곡은 이한철이 붙였습니다. 음반은 토이와 검정치마, 넬 등의 노래를 다시 부른 구성이고 편곡과 프로듀싱은 구름이 도맡았습니다. 백예린은 라이너 노트에 선물이라는 제목에 담은 것은 온전히 자기 감정일 뿐이며 받는 사람이 포장을 뜯고 무엇을 느낄지는 알 수 없다고 적고,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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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밤 산책하다 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얼굴 반짝이는 별을 모아 그리는 그런 사람 좁다란 길 향기를 채우는 가로등 빛 물든 진달래꽃 이 향기를 그와 함께 맡으면 참 좋겠네 보고 싶어라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 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대기는 차갑게 감싸고 생생하게 생각나는 그때 안타까운 빛나던 시절 뒤로하고 가던 보고 싶어라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 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따뜻한 손 그리고 그 감촉 내가 쏙 들어앉아 있던 그 눈동자 그 마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을 주던 그가 보고 싶어지네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 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오늘도 산책을 하네 오늘도 산책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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