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데이션
10cm(십센치)곡 소개
하얀 옷에 잉크가 묻어 닦아낼 수 없을 만큼 번졌다는 문장이 이 곡의 중심입니다. 상대는 아무 생각 없이 몇 번 웃으며 지나갔을 뿐인데 그 자국은 지워지지 않고, 「달콤한 색감이 물들어 조금씩 / 정신을 차렸을 땐 알아볼 수도 없지」로 이어집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그라데이션은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지점부터인지 모르게 짙어지는 방식입니다. 권정열도 이 곡을 소개하며 잉크가 번지는 그 구절을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으로 꼽았습니다.
곡의 시간은 전부 말을 걸기 직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요즘 노래는 마음에 안 들고, 며칠 밤을 새워 연습해봐도 들려주기엔 무리인 것 같다고 스스로 물립니다. 그러면서 후렴마다 「내일은 말을 걸어봐야지」로 결심만 갱신합니다. 그 내일이 쉽게 오지 않으리라는 걸 노래도 알고 듣는 사람도 압니다.
색의 비유는 끝까지 밀고 갑니다. 바람을 맞고 빗물에 젖어 자기 색은 흐려지겠지만 상대는 늘 빛에 반짝일 거라 하고, 자신은 아무도 관심 없는 그림이 되겠다고 물러섭니다. 그래놓고 감추지 못한 색감이 터지고 있다는 문장을 붙여 마음만은 접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냥 이 노래가 어떨까 싶어」라는 혼잣말로 곡이 닫힙니다. 준비한 노래를 끝내 부르지 못한 사람이 대신 이 노래를 내미는 마무리라, 짝사랑의 고백을 노래 자체로 대신하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10CM는 권정열이 혼자 이끄는 이름입니다. 이 곡은 2022년 7월 3일 공개된 싱글 「5.3」의 타이틀곡으로, 그는 화자의 감정을 풋풋하고 청량하게 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습니다. 여름날 밖에 나서며 처음 듣기 좋은 노래로 곡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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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다시 길고 깊어졌네 나는 점점 너로 잠 못 들게 돼 글로 적어내긴 어려운 이 기분을 너도 느꼈으면 좋겠는데 너는 아무 생각 없이 몇 번 나를 지나가며 웃은 거라지만 나의 하얀 옷에 너의 잉크가 묻어 닦아낼 수 없을 만큼 번졌네 달콤한 색감이 물들어 조금씩 정신을 차렸을 땐 알아볼 수도 없지 가득 찬 마음이 여물다 못해 터지고 있어 내일은 말을 걸어봐야지 요즘 노랜 뭔가 맘에 안 들어 네게 불러 주기엔 좀 어려워서 나름 며칠 밤을 새워 연습했지만 네게 들려주기엔 무리인 것 같아 너는 번질수록 진해져 가고 나의 밤은 좀 더 길고 외롭지만 하루종일 떠오르는 너의 얼굴은 방을 가득 채워 무지개같이 달콤한 색감이 물들어 조금씩 정신을 차렸을 땐 알아볼 수도 없지 가득 찬 마음이 여물다 못해 터지고 있어 내일은 말을 걸어봐야지 바람을 맞고 빗물에 젖어 나의 색감도 흐려지겠지만 너는 항상 빛에 반짝일 테니까 멋진 말들을 전하지 못하고 아무도 관심 없는 그림이 되겠지만 달콤한 색감은 감추지 못해 터지고 있어 내일은 말을 걸어봐야지 그냥 이 노래가 어떨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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