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비례
음율곡 소개
'살아있는 것조차 누군가의 몫을 훔쳐 가는 거라면, 아 행복할 자격 없나'라는 자문 앞에서 이 곡은 가장 위태로워집니다. 제목 '반비례(反比例)'가 가리키듯, 곡의 세계관은 행복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그렇기에 '행복은 한정적인 거라서 기다림으로 얻을 수 없어'라는 결론은,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야만 내 몫이 생긴다는 서늘한 논리로 미끄러집니다.
화자는 선과 악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악당을 해치는 멜로디'에 마음이 끌리면서도, 정작 자신이 '사람을 상처 주는 방법은 무수히 많아 이젠 나도 할 수 있지'라고 인정하는 순간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면 분명 악함을 꺼내'라는 가정법은, 막다른 처지에 몰린 인간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 불온함은 후렴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당신의 희망을 훔쳐서라도 살고 싶어', 그리고 '이 세계에서 행복이란 당신의 숨을 뺏어 오는 것'이라는 선언은 생존 본능과 죄책감을 한 문장에 욱여넣습니다. 자기 행복을 키우지 못하는 무력함과, 그래도 살고 싶다는 절박함이 정확히 반비례하며 곡의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음율(UmYull)은 2022년 데뷔한 혼성 인디 듀오로, 최선율·최운율 두 멤버가 작사·작곡을 함께 맡았습니다. 이 곡은 미니 1집 '幸福論(행복론)'에 수록된 트랙으로, 앨범 자체가 행복의 여러 정의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업입니다. '반비례'는 그중 행복을 적극적으로 쟁취해야 한다는 명제를, 가장 어둡고 날선 화법으로 변주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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