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야 돌고 돌아 다시 내게 오라
래원곡 소개
보세 옷으로 코디를 갖추고 향수를 뿌린 뒤 거울 앞에서 어색함을 느끼는, 이별 직후의 한 장면으로 곡이 열립니다. 헤어진 연인을 향한 미련을 늦은 밤 지하철 안의 공상으로 풀어낸 래원의 노래입니다.
화자는 '친구를 잃은 기분만큼의 발걸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갈 곳이 정해진 것도 아니어서 '목적지에는 차피 나 밖에 없는데' 정신은 깜빡거리고, '줄이 길게 늘어선 신논현역 앞에' 사람들의 표정을 가늠하며 답답해합니다. 헤어진 직후의 멍하고 붕 뜬 상태가 지하철역의 구체적인 풍경 위에 얹힙니다.
이야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은 '급하게 탄 여성분 너를 닮았네'라는 순간부터입니다. 떠난 연인과 닮은 낯선 사람을 곁에 둔 화자는, '대역 죄인 잡고 싶은 손가락'이라는 자조 섞인 표현으로 자신의 충동을 들여다봅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이어폰 볼륨을 올리며 외면하려 해도 심박수는 오르고, 외로움에 지친 뇌가 만들어내는 공상은 멈추지 않습니다.
곡 후반은 그 공상이 현실의 작은 접촉으로 이어지는 긴장을 그립니다. 어깨에 곤히 잠든 그녀가 '내 목에 숨을 불었지만 내 숨은 멈춘 게 분명한 시간'이라는 구절에서, 사소한 스침 하나에 숨이 멎는 화자의 떨림이 또렷합니다. 환승하듯 흘러가는 신호등의 색 변화가 이 짧은 공상의 박자를 함께 끊어 줍니다.
마지막은 미완으로 닫힙니다. 살짝 보인 미소가 아름다워 '그 향수 냄새를 기억할 때쯤에 번호 묻기엔 너무 늦었네'라며, 닿을 듯 닿지 못한 채 내려야 할 역에 다다릅니다. 떠난 사람을 향한 미련이 낯선 타인에게 투사되었다가 끝내 빈손으로 흩어지는 이 흐름을, 래원 특유의 촘촘한 라임과 싱잉 랩이 차분하게 받쳐 줍니다.
커뮤니티 가사 1
00
보세 옷 코디를 갖춰 향수를 뿌리고 나서 멍하니 거울을 봤어 뭔가 어색해 보였거든 친구를 잃은 기분만큼의 발걸음은 가벼워서 너 카드를 두고 나온 것도 깜빡한 거니 목적지에는 차피 나 밖에 없는데 정신은 깜빡깜빡 혼자서 지구를 한 바퀴 돌아도 신호는 더럽게도 안 바뀌어 줄이 길게 늘어선 신논현역 앞에 표정들의 무게를 가늠하니 답답해 안내방송에 안주하면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다 왔네 난 이번에 내려야 되는데 급하게 탄 여성분 너를 닮았네 혹시나 해서 고개를 떨군 채로 눈을 굴리며 불편하게 앉았네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이어폰 볼륨을 올려 네 향수 냄새가 기억 안 나지만 심박수를 올렸네 내 옆이 네가 아닌 걸 알아 But 대역 죄인 잡고 싶은 손가락 의자의 표면에서 내가 멀어지고 아무런 파동이 없는 공간이 곧 펼쳐지면 느껴 둘만의 숨을 피어싱 끼는 그녀의 살결이 스쳐 내 변태 같은 생각에 불만 있어도 피곤에 찌들어 외로운 뇌를 꺼줄 수는 없잖아 목적지에는 다 와가는데 어느새 그녀는 꿈뻑꿈뻑 혼자서 망상을 한 다음에 신호는 노란색으로 바뀌어 줄이 길게 늘어선 가로등을 지나 츄리닝을 보이며 어깨에 곤히 잠든 그녀는 내 목에 숨을 불었지만 내 숨은 멈춘 게 분명한 시간 나 이번에 내려야 되는데 급하게 탄 여성분 먼저 깨웠네 혹시나 해서 고개를 든 채로 눈을 굴리며 서로 빤히 쳐다봤네 모자를 푹 눌러 쓴 그녀 살짝 보인 미소 아름다워 그 향수 냄새를 기억할 때쯤에 번호 묻기엔 너무 늦었네
가사 편집 및 투표는 앱에서 가능합니다
댓글
로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