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
쏜애플(Thornapple)곡 소개
머리 위로 운석이 떨어지고 세상은 이미 불타고 있는데, 사람들은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모른 척 고기만 뜯고 있습니다. 종말이 코앞에 닥친 풍경을 이렇게 무심한 일상의 한 장면으로 그려 놓는 데서 곡이 출발합니다.
멸종 앞에서 화자가 떠올리는 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곁의 한 사람입니다. '만약 우리 마지막으로 / 남으면 어쩌나 / 그땐 너의 눈을 볼 거야', '할 일이 없다면 / 그땐 둘이서 춤을 출 거야' — 세상의 끝을 두려움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함께할 행동의 목록으로 바꿔 부릅니다. 평소엔 싫어도 오늘만은 괜찮으니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속삭여 달라는 부탁이, 끝을 앞둔 시간을 더 사무치게 만듭니다.
곡이 단순한 종말 로맨스에 머물지 않는 건 후반의 전환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 누군가의 추억이 되어 / 영원히 살고 싶다는 꿈을 / 꾸어보았지', '어딘가의 별들이 되어 / 영원히 외롭지 않을 것을 / 다짐했었지'라는 회상 끝에 '우린 아무것도 될 수 없었네'라는 한 줄이 떨어집니다. 영원히 남고 싶었으나 끝내 아무것도 되지 못한 존재의 쓸쓸함 — 멸종이라는 제목이 단지 세계의 멸망만이 아니라, 끝내 무엇도 되지 못한 자아의 소멸까지 가리킵니다. 마지막엔 혼자 남은 화자가 '그때 나는 노래가 될 거야'라고 말하며, 사라짐 직전에 노래라는 흔적 하나를 남깁니다.
쏜애플은 2009년 결성된 4인조 밴드로, 보컬 윤성현을 중심으로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철학적인 가사를 빚어 왔습니다. '멸종'은 윤성현이 작사·작곡한 곡이자 EP '동물'(2023)의 타이틀곡이며, 이 앨범은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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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머리 위로 운석이 떨어져 세상은 이미 불타버리고 있는데도 가까워져 오네 '어떻게든 되겠지' 사람들은 모른 척 고기만 뜯고 있네 만약 우리 마지막으로 남으면 어쩌나 그땐 너의 눈을 볼 거야 만약 우리 마지막으로 할 일이 없다면 그땐 둘이서 춤을 출 거야 몇 번쯤 등 뒤를 찔렸던 기억이 마지막이라면 난 조금 슬플 것 같아 평소엔 싫어도 오늘은 괜찮아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속삭여 줄래? 만약 우리 마지막으로 남으면 어쩌나 그땐 너의 눈을 볼 거야 만약 우리 마지막으로 할 일이 없다면 그땐 둘이서 춤을 출 거야 아, 우리들은 누군가의 추억이 되어 영원히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보았지 아, 우리들은 어딘가의 별들이 되어 영원히 외롭지 않을 것을 다짐했었지 우린 아무것도 될 수 없었네 만일 혼자 마지막으로 남으면 어쩌나 그땐 너를 떠올릴 거야 만일 혼자 마지막으로 할 일이 없다면 그때 나는 노래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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