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루엣
김현정곡 소개
멈춰 달라는 말로 시작해 멈춰 달라는 말로 끝나는 노래입니다. 화자가 세워 달라고 하는 것은 함께 울던 하늘의 빗물이고, 시간이고, 결국 자기 감각 전부입니다. 시간 속에 무엇도 느낄 수 없게 해달라는 요구는 슬픔을 견디는 방법이라기보다 감정 자체를 꺼버리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이 이별이 아픈 이유는 헤어졌다는 사실 하나가 아닙니다. 화자는 처음부터 오늘까지 상대에게 자기를 사랑할 마음이 있기는 했는지 묻고, 그저 한순간 느껴본 것 아니냐고 되짚습니다. 관계가 끝난 자리에서 관계가 있기는 했는지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라, 남은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라 얼룩진 것으로 규정됩니다. 지워달라는 말은 그다음에 나옵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도 그 상태입니다. 실루엣은 안을 다 잃고 윤곽만 남은 형체입니다. 그런데 곡의 마지막 한 줄이 앞의 요구를 통째로 뒤집습니다. 「제발 이렇게 나를 기억하진 마 너를 스쳐간 여자 중 하나라고」. 전부 지워달라고 해놓고 딱 한 가지, 스쳐간 여자로 분류되는 것만은 안 된다고 붙잡는 것입니다. 말줄임표로 끊기는 이 문장이 곡을 정리하지 않고 열어둔 채 남깁니다.
1999년 2월에 나온 김현정의 정규 2집 A Seagull Of Dream 수록곡으로, 주영훈이 노랫말과 곡을 모두 썼습니다. 타이틀곡 되돌아온 이별에 이어 후속곡으로 활동했고 자유선언까지 이어지며 한 앨범에서 세 곡이 연달아 히트했습니다. 김현정은 1997년 그녀와의 이별로 데뷔해 고음에서 시원하게 내지르는 창법으로 김현정 창법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낸 가수였고, 1990년대 후반 여자 솔로 가운데 가장 많은 음반을 판 축에 들었습니다. 이 2집도 판매량 50만 장을 넘겼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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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멈춰버려~~~ oh oh yeah 이젠 멈춰 줘 나와 함께 울던 하늘 빗물을 거두어 나의 눈물과 함께 꿈을 꾼 거야 그렇게만 믿고 싶어 너와의 인연에 처음부터 오늘까지 나를 사랑할 마음은 있었는지 그저 한 순간 나를 느껴 본 거니 이대로 지워버려 기억 모두 누군갈 사랑했단 느낌도 후회할 만큼 전혀 아름답지 못한 얼룩진 기억인데 이대로 멈춰버려 시간 속에 무엇도 느낄 수 없게 해줘 나에 맘속에 상처로만 남겨지는 초라한 눈물인데 다 지워줘 이대로 멈춰버려 나는 두려워 다시 시작되는 하루 오늘도 그 속에 더 얼마나 힘들지 제발 이렇게 나를 기억하진 마 너를 스쳐간 여자 중 하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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