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크로스
더 크로스는 고음 하나로 규정되는 팀입니다. 1999년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난 두 사람이 팀을 짜고 2003년에 첫 앨범을 냈는데, 데뷔곡 「Don't Cry」는 원래 부를 사람이 없어 묵혀 두었던 곡이었습니다. 팀의 한쪽이 고등학생 때 스틸하트의 「She's Gone」이 유행하는 것에 맞서 보겠다며 썼는데, 정작 그 음역을 감당할 목소리를 찾지 못해 서랍에 넣어 두었다가 김혁건을 만나 세상에 나왔습니다.
소리는 그 출발점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절은 낮게 눌러 두었다가 후렴에서 남자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끝자락까지 한 번에 올라가고, 그 자리를 스치듯 지나가지 않고 길게 버팁니다. 편곡은 밴드보다 발라드에 가까워 피아노와 현악이 반주를 채우고, 기타는 후반부에 들어와 절정을 밀어 줍니다. 밴드 한 팀이 함께 굴리는 곡이라기보다 한 사람의 목이 통째로 감당해야 하는 곡에 가깝습니다.
가사는 우는 사람 옆에 서 있습니다. 울지 말라고 달래거나, 너를 지워야 내가 산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거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라는 비유로 닿을 수 없는 마음을 그립니다. 중간에 보컬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 시기를 거쳐 원래 조합으로 돌아왔고, 2012년 사고로 김혁건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뒤에는 배를 눌러 호흡을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노래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대표곡은 「Don't Cry」와 「당신을 위하여」, 「떠나가요, 떠나지마요」입니다. 「Don't Cry」는 2016년 한 방송에서 다른 가수가 부르며 다시 널리 알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