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리스파이스
국내44곡TJ 26 / KY 18
델리스파이스는 1990년대 인디의 출발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밴드입니다. 1995년 PC 통신 음악 모임에서 만들어졌고, 리더 김민규가 게시판에 U2 같은 음악을 하겠다고 광고를 올린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헤비메탈이 언더그라운드를 채우던 시기에, 기타를 크게 일그러뜨리지 않고 찰랑거리게 쓰는 밴드가 나온 셈입니다.
소리의 중심은 딜레이를 건 기타입니다. 김민규는 U2의 기타리스트가 쓰던 딜레이 소리를 직접 연주해 보고 싶어 밴드를 만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짧은 음형을 반복해 공간을 넓게 벌려 두고 그 위에 목소리를 얹는 방식이 데뷔 때부터 굳었습니다. 보컬은 힘을 실어 지르는 대신 담담하게 읊는 쪽이라, 같은 문장을 후렴에서 계속 되풀이해도 노래가 늘어지지 않습니다.
노랫말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고 장면과 사물만 남겨 둡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은 제목이 개 품종이고 정작 노랫말은 목소리가 들린다는 한 문장이 거의 전부인데, 김민규는 그 곡이 연가가 아니라 듣기 싫은 말을 막아 보려던 노래였다고 뒤늦게 설명했습니다. 제목과 내용이 서로 겉도는 이 배치가 이 밴드의 버릇입니다.
대표곡은 데뷔 음반의 「챠우챠우」와 2003년의 「고백」입니다. 「챠우챠우」는 발표하고 오 년이 지나 영화에 실리면서 뒤늦게 퍼졌고, 「고백」은 세 사람의 화자가 번갈아 마음을 털어놓는 구조로 짜였습니다. 두 곡 모두 김민규가 노랫말과 곡을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