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영
2000년대 한국 발라드에서 목소리 하나로 자리를 만든 가수입니다. 본명은 이지연이고, 십대 때 직접 만들어 보낸 데모 테이프가 받아들여져 기획사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받은 훈련은 춤이었는데 마무리 무렵 음색이 댄스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그래서 발라드 가수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1999년 1집 「I Believe」는 동양적인 선율을 앞세운 발라드였고 그 결이 이후로도 오래 따라다녔습니다.
소리는 두껍게 채우는 쪽이 아니라 얇게 뻗는 쪽입니다. 성량으로 눌러 놓기보다 가는 선 하나를 흔들림 없이 끝까지 유지하고, 코 쪽으로 살짝 울리는 공명이 음색을 만듭니다. 고음도 힘을 실어 밀어 올리기보다 그 자리에 얹어 두는 편이라, 세게 부를수록 커지는 노래가 아니라 들을수록 목소리가 남는 노래가 됩니다. 미국에서 만난 보컬 트레이너가 창법과 음색을 바꾸려 들지 말고 지금 가진 것을 키우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본인이 밝힌 적이 있습니다.
가사는 큰 사건을 다루지 않습니다. 헤어진 뒤에도 전화가 오면 목소리를 먼저 가다듬고, 장을 보다가 상대 몫까지 집어 들었다가 말없이 내려놓습니다. 이별을 사건이 아니라 남아 버린 습관으로 그리는 방식인데, 5음계에 가까운 선율과 두꺼운 현악 편곡이 그 위에 얹히면서 특유의 애절함이 완성됩니다. 발라드의 여왕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시기입니다.
대표곡은 4집 타이틀 「라라라」입니다. 3집의 「그리고 사랑해」와 7집의 「Grace」도 오래 불립니다. 2022년 정규 10집 「SORY」로 돌아왔고, 2024년에는 「라라라」를 다시 녹음해 내놓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