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둑시니 (Feat.시유 & 유니)
쏘망(50mang)곡 소개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희미하게 일렁이는 무언가가 나타나 아이를 부릅니다. '아이야 나를 보거라 / 거부하지 마라 / 너는 한때 나로부터 태어났으니'. 어둠 그 자체가 인격을 얻어 속삭이는 이 노래는, 정체 모를 검은 형상이 사람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 형상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어둑시니는 어스름·어둠을 뜻하는 우리 옛말이자 민간에 전해지는 어둠의 요괴를 가리킵니다. 작곡가 50mang(쏘망)은 어린 시절 자주 보았다는 검은 형상을 모티프로 이 곡을 썼다고 밝혔는데, 곡의 핵심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유혹과 굴복의 양가성에 있습니다. '닿을 수 없는 무자비한 빛인가 / 모든 것을 안는 자비로운 어둠인가'라고 묻는 대목에서, 빛은 차갑고 어둠은 오히려 따뜻한 것으로 뒤집힙니다. '눈을 감고 무시하면 좋을 텐데 / 그러기엔 잔혹하게도 따스했다'는 구절이 그 역설을 압축합니다. 자신을 유일하게 받아주는 존재가 파멸로 이끄는 어둠임을 알면서도 끝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마음이 곡 전체를 관통합니다.
가사 사이사이 반복되는 '속히 속히 영원의 세계에 이르게 하소서', '적들을 파괴하고 행복케 하소서, 망상을 소멸 근절케 하소서' 같은 주문풍 구절은 불교 경전 츰부다라니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뜻을 바로 잡기 어려운 이 진언들이 국악풍 선율 위에 얹히면서, 곡은 굿이나 의식을 연상시키는 으스스한 질감을 얻습니다.
50mang(쏘망)은 퓨전 국악을 바탕으로 한국어 음성합성엔진 보컬을 활용해 곡을 만드는 작곡가입니다. 이 곡은 한국 보컬로이드 시유와 유니가 부른 오리지널 곡으로, 요괴를 소재로 엮은 보컬로이드 연작 앨범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우리 전통 정서와 호러, 그리고 합성 음성이라는 이질적인 재료가 한데 묶여 어둑시니라는 토착 괴담을 독특한 질감으로 되살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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