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산범
50mang(쏘망)(Feat.시유)곡 소개
장산범은 산속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한국 괴담 속 짐승입니다. 이 곡은 그 이야기를 설명하는 대신 화자 자리에 그것을 앉혀 버립니다. 노래하는 쪽이 사람이 아니라 문밖의 그것입니다.
그래서 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회유입니다. 기억하지 우리 만나서 같이 놀자 약속했잖아, 나야 나 오랜 너의 친구, 사소한 건 눈감아 줘. 친근함을 앞세우면서도 「검은 두눈 밝게 뜨고 길고 하얀 기억 쥐고」처럼 사람의 것이 아닌 묘사가 섞여 듭니다. 문 앞까지 다다른 흉내쟁이가 다음 절에서 머리 끝에 다다른 네발짐승으로 바뀌는 대목에서는 거리가 좁혀지는 속도가 그대로 체감됩니다.
「에헤 야이하」와 「에헤야 라히야」 같은 여음구가 장단을 타고 반복되며 흥을 돋우는 것이 이 곡의 함정입니다. 즐겁게 놀아 보자는 권유 바로 뒤에 혀 위에서 놀자가 붙고, 환영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 뒤에 잘 먹겠습니다가 옵니다. 흔들리는 눈동자와 덜덜대는 손끝, 문 앞으로 이끄는 환청까지 다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는 대목은 이 목소리가 처음부터 사냥꾼이었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시뻘건 거대한 입이 거짓을 벌려 내고 새파랗게 질린 겁이 진실을 삼킨다는 대구도 홀림의 구조를 그대로 옮겨 놓은 표현입니다.
마지막 네 줄은 이야기를 끝내지 않습니다. 다음엔 너 차례야, 어떤 목소리일까, 누굴 흉내내 볼까. 잡아먹힌 사람의 목소리가 곧 다음 미끼가 된다는 순환으로 닫히면서 듣는 쪽이 다음 표적 자리에 놓입니다.
50mang(쏘망)이 곡과 영상, 그림을 직접 맡고 한국어 보컬로이드 시유(SeeU)를 세운 작품으로 2020년 10월에 공개됐습니다. 작사에는 리나라온이, 보컬로이드 조교에는 피오테오가 참여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낸 첫 보컬로이드 앨범에 한국 요괴와 설화를 소재로 삼은 곡들과 함께 실렸고, 뒤이어 일본어 버전도 따로 공개됐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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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우리 만나서 같이 놀자 약속했잖아 나야나 오랜 너의 친구 사소한건 눈감아줘 놀자 놀자 다시 놀자 긴밤 건너 내가 왔어 검은 두눈 밝게 뜨고 길고 하얀 기억 쥐고 문 앞까지 다다른 흉내쟁이가 내가 왔어 내가 돌아왔어 에헤 야이하 즐겁게 놀아보자 에헤 야이하 혀 위에서 놀자 이목 소리는 지나칠 수 없을테니 어서 열어줘 그 문을 열어줘 에헤야 라히야 에헤야 라히야 에헤야 라히야 에헤야 라히야 놀자놀자 마저놀자 심장고동 두근대니 장단빨라 흥겹구나 추억들을 떠올려라 시뻘건색 거대한입 거짓들을 벌려내고 새파랗게 질린겁이 진실들을 삼켜내니 머리 끝에 다다른 네발짐승이 내가 왔어 내가 돌아왔어 에헤 야이하 즐겁게 놀아보자 에헤 야이하 혀 위에서 놀자 이목 소리는 지나칠 수 없을테니 어서 열어줘 그 문을 열어줘 안 봐도 알지 흔들리는 눈동자 널뛰고 널뛰는 이성과 감정 그래도 좋아 덜덜대는 손 끝 너를 문 앞으로 이끄는 환청 열리는 문틈 그사이로 보인 건 만반의 미소 예헤 야이하 맛나게즐겨보자 예헤 야이하 혀위에서놀자 결국 믿음은 한입거리로 돌아와 환영 고마워 잘먹겠습니다 에헤야 라히야 에헤야 라히야 에헤야 라히야 에헤야 라히야 다음엔 너차례야 어떤 목소리일까 다음엔 너차례야 누굴 흉내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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