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정리 (Feat.헤이즈)
기리보이(Giriboy)곡 소개
마주치더라도 그냥 모른 척해 달라는 부탁으로 시작하는 곡입니다. 자주 걸었던 길거리에서 서로 만나지 않게 교통을 정리해 달라는 후렴은 완전한 단절 선언이라기보다,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는 사이에서 최소한의 회피를 요청하는 말에 가깝습니다.
벌스는 그 부탁의 배경인 싸움을 통째로 도로 위에 옮겨 놓습니다. 뒤차가 빵빵거리며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데 화자는 늦고 싶어 하고, 상대에게는 저 멀리 먼 산에 가 있으라고 밀어냅니다. 「우리의 교통 우리의 소통 우리의 고통 내비는 먹통」처럼 같은 소리를 굴린 말장난이 관계의 정체 상태를 압축하고, 보험도 없고 사고가 나도 보상이 없으니 갓길에 세워 내려 달라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사고 처리의 언어로 번역됩니다. 퇴근 시간도 아닌데 꽉 막혔다는 진술은 이유 없이 굳어 버린 사이를 그대로 가리킵니다.
바다에 가려다 광어나 먹으려 했다는 식으로 툭 던지는 농담이 섞여 있어 곡은 무겁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헤이즈가 맡은 후렴은 그 신경질적인 벌스를 부드럽게 덮으면서 부탁의 형식을 빌린 체념을 강조하고, 정리해 달라는 말이 결국 서로의 동선에서 빠져 달라는 뜻임을 분명히 합니다.
기리보이는 랩과 프로듀싱을 함께 하며 자기 트랙의 사운드를 직접 설계해 온 래퍼입니다. 이 곡은 2019년 5월 정규 6집 「100년제전문대학」의 선공개 싱글로 나왔고, 두 사람은 이후로도 여러 차례 함께 작업하다 2026년 1월 네 곡을 담은 합작 앨범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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