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녀뱃사공
송가인곡 소개
1953년 9월, 유랑극단을 이끌던 윤부길은 경남 함안 악양나루터 뱃사공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다가 두 처녀가 번갈아 노를 저어 손님을 건네주는 광경을 봤습니다. 스물세 살 언니와 열여덟 살 동생이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오빠 대신 삿대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얻은 사연에 1959년 한복남이 곡을 붙이고 황정자가 불러 세상에 나온 노래가 이 곡입니다. 노랫말을 쓴 윤부길은 훗날 가수 윤항기와 윤복희의 아버지로도 알려진 인물입니다.
노랫말이 실제 사연과 갈라지는 지점이 이 곡의 정서를 만듭니다. 현실에서 오라버니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지만, 가사 속 낙동강 강바람은 군인 간 오라버니의 소식을 실어 오고 어머니는 오라비가 제대하면 시집 보내마 하고 약속합니다. 부재를 사별이 아니라 기다림으로 바꿔 놓은 셈이라, 슬픔이 정면으로 드러나는 대신 강바람과 물결의 이미지 뒤로 스며듭니다.
한 사람의 두 얼굴이 겹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하는 대목은 집안을 떠맡은 사람의 목소리인 반면, 강바람이 앞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 가슴에 물결이 인다는 대목과 어머니 말에 수줍어지는 대목은 아직 스무 살 안팎인 사람의 얼굴입니다. 그 사이를 에 헤야 데 헤야 하는 노 젓는 소리가 메워 주며 곡을 앞으로 밀고 나갑니다.
송가인은 진도에서 나고 자라 중학생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고 중앙대 국악대학을 나온 뒤, 2019년 미스트롯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국악으로 다져진 발성이 옛 가요의 굴곡을 그대로 받아내기에, 그가 오래된 명곡을 다시 부르는 자리에서 이 곡은 자주 선택돼 왔습니다. 이 등록본에 남은 노랫말에도 이날 여기 오신 분들 만사가 대길하게 다 함께 노래나 부르자는 추임새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 음반보다 무대에서 관객과 주고받으며 살아온 노래라는 성격이 드러납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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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앞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 가슴 물결이 이네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 보내마 어머님 그 말씀에 수줍어 질 때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이날 여기오신분들 만사가 대길하게 우리 모두 노래나 부릅시다) 삿대를 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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