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지
김광진곡 소개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로 시작해 「이 맘만 가져 가오」로 끝나는 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오체로 쓰였습니다. 가요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어투인데, 그 낯섦이 곧바로 이 말이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종이에 적힌 것이라는 신호가 됩니다. 제목이 편지인 이유가 문장의 결에 먼저 들어 있습니다.
화자는 매달리지 않습니다.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 않겠다고 하고, 하고 싶던 말은 그대로 남겨 두겠다고 합니다. 상대의 긴 침묵을 이별이라는 대답으로 받아 두겠다는 대목에서는 거절을 확인받는 절차조차 스스로 끝내 버립니다. 심지어 자기 마음이 다칠까 걱정할까 봐 그 근심은 접어 두라고 상대를 먼저 챙깁니다.
곡의 무게는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라는 한 줄에 실려 있습니다. 원망도 미련도 아니고 감사로 정리하는 이별이라, 마지막의 좋은 사람 만나오와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가 체념이 아니라 결심처럼 들립니다. 가져가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이 마음뿐이라는 말로 편지를 접습니다.
노랫말을 쓴 사람은 김광진이 아니라 그의 아내 허승경입니다. 녹음 날까지 가사가 정해지지 않아, 인천에서 서울의 녹음실로 올라가는 길에 아내가 급히 적어 준 것이 그대로 이 곡의 가사가 되었다고 김광진은 밝혔습니다. 처음 그 가사를 보고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녹음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시 듣고서야 생각이 바뀌었다고도 했습니다.
김광진은 더 클래식으로 「마법의 성」을 내놓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뒤, 경영학을 공부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거쳐 자산운용사 투자전략 본부장까지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을 본업 바깥에 두고도 오래 남는 곡을 남긴 셈인데, 2000년 솔로 3집에 실린 이 노래가 그 대표작입니다. 2011년 BMK가 경연 프로그램 무대에서 다시 부르며 한 차례 더 크게 알려졌고, 그 뒤로도 세대를 바꿔 가며 계속 불리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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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후렴)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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