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궤도
무한궤도는 앨범을 한 장 내고 흩어졌는데 그 노래는 아직도 해마다 연주되는 팀입니다. 스무 살 안팎의 대학생들이 모인 밴드로, 1988년 대학가요제에 나가 대상을 받고 이듬해 첫 앨범을 낸 뒤 1990년에 해체했습니다. 활동을 다 합쳐도 2년 남짓입니다. 팀이 흩어진 다음 멤버들은 N.EX.T와 015B로 갈라져 1990년대 가요를 각자 다시 썼으니, 무한궤도는 완성된 결과물보다 출발점으로 남은 이름입니다.
편성이 특이했습니다. 기타와 베이스와 드럼 옆에 건반 주자를 셋이나 두는 구성을 택했고, 그래서 이 팀의 소리는 기타 리프가 아니라 건반이 앞에 섭니다. 「그대에게」의 팡파르 같은 도입부가 그 성향을 가장 짧게 보여 줍니다. 리더 신해철은 이 곡을 쓰면서 전주부터 화려하게 치고 들어간다, 8비트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선율로 간다, 행사장에서는 가사가 들릴 리 없으니 쉬운 말로 쓴다, 4분 동안 끊임없이 변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작전을 미리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정작 그 곡은 문방구에서 산 멜로디언을 들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만들었습니다.
반대쪽 얼굴은 전혀 다릅니다. 하나뿐인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때」는 삶이 끝나는 자리를 정면으로 놓고 말하는 곡입니다. 운동장에서 함성과 함께 터지는 노래와 생의 끝을 묻는 노래가 같은 팀의 목록에 나란히 있다는 것이 무한궤도의 폭입니다.
대표곡은 「그대에게」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때」입니다. 「그대에게」는 이후 응원가와 입장 음악으로 자리를 잡아, 밴드가 사라진 지 한참 지난 지금도 계속 울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