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 Island
FT아일랜드는 기획사가 만들어 아이돌처럼 데뷔시킨 밴드입니다. 이름은 다섯 개의 보물섬을 줄인 말이고, 2007년 여름 음악 방송 무대에서 데뷔해 국내에서 아이돌 밴드라는 자리를 처음 연 팀으로 꼽힙니다. 클럽이 아니라 연예 기획사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이 팀의 소리와 이후 행보를 거의 다 설명합니다.
데뷔 앨범부터 수록곡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한쪽은 애절한 록 발라드였고 다른 한쪽은 팝 록이었는데, 방송에서 밀어붙인 것은 발라드 쪽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이 팀의 기본형을 만들었습니다. 편성은 밴드 그대로 두면서 선율은 발라드처럼 짜고, 후렴에서 이홍기의 목소리를 한계까지 밀어 올립니다. 이홍기의 창법은 매끈하게 뻗는 대신 목을 눌러 긁어내는 쪽이라, 반듯하게 짜인 선율 위에서 소리만 거칠게 갈라집니다. 그 어긋남이 같은 시기의 아이돌과도, 인디 씬의 밴드와도 다른 인상을 만들었습니다.
무게 중심은 차츰 만드는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2009년 일본에서 낸 싱글에서 처음 멤버 이름이 작사와 작곡 크레딧에 올랐고, 2016년에는 앨범 한 장을 통째로 멤버들이 쓰고 만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아이돌보다 밴드로 받아들여져 오리콘 앨범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가사는 남자 화자의 미련에 오래 머뭅니다. 사랑을 앓고, 헤어진 뒤를 붙들고,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 우기는 자리에 계속 서 있습니다. 대표곡은 데뷔곡 「사랑앓이」와 「지독하게」, 일본에서 낸 「Flower Rock」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