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던진 사랑
박우철곡 소개
잊으라는 말이 아니라 묻지 말라는 말로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가슴에다 묻지 말아요 어차피 잊을 거라면 그냥 세월에 던져버려요」. 가슴에 묻는다는 것은 평생 안고 가겠다는 뜻이니, 화자는 애도를 아예 시작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셈입니다. 겉으로는 누군가를 달래는 말투인데 곡이 끝날 때까지 상대가 응답하는 대목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라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지우는 일은 사람이 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파도가 추억은 바람이 하나씩 지울 거니까」에서 파도와 바람이 각각 사랑과 추억을 나눠 맡습니다. 모래 위 발자국이라는 비유도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발자국은 지워지는 것이지 지우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정리하는 대신 시간과 자연에 처분을 위임하는 이 태도가 곡의 온도를 끝까지 낮게 유지합니다.
1절과 2절은 거의 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딱 한 곳이 다릅니다. 「날 두고 가버린 사람」이 뒤에서는 「날 두고 돌아 선 사람」으로 바뀝니다. 떠났다는 사실에서 등을 돌리던 그 순간으로 초점이 옮겨간 것인데, 잊자고 말하는 사람이 실은 그 장면을 계속 되감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줄을 「세월에다 던져버려요」로 닫는 것도 정리가 끝났다는 선언이 아니라 아직 던지지 못했다는 고백에 가깝습니다.
2020년 5월 28일 같은 제목의 앨범 타이틀곡으로 나온 곡으로, 노랫말은 박우철 본인이 쓰고 작곡은 김병걸, 편곡은 남기연이 맡았습니다. 본명 오영록인 박우철은 1952년생으로 1971년 「사랑도 세월이 가면」으로 데뷔해 「또 하나의 이별」, 「말없는 이야기」 같은 곡을 남겼고 1980년에는 만화영화 「원탁의 기사」 주제곡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데뷔 반세기 가까이 지나 내놓은 이 곡은 이후 「미스터트롯3」 무대에서 후배 가수에게 다시 불리며 원곡자 이름과 함께 새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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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다 묻지 말아요 어차피 잊을 거라면 그냥 세월에 던져버려요 날 두고 가버린 사람 모래 위에 발자국처럼 언젠가는 지워지겠죠 사랑은 파도가 추억은 바람이 하나씩 지울 거니까 가슴에는 묻지 말아요 가슴에다 묻지 말아요 어차피 잊을 거라면 그냥 세월에 던져버려요 날 두고 돌아 선 사람 모래 위에 발자국처럼 언젠가는 지워지겠죠 사랑은 파도가 추억은 바람이 하나씩 지울 거니까 가슴에는 묻지 말아요 세월에다 던져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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