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
안예은곡 소개
수평선 위로 작은 빛이 떠오르고 온갖 소리가 깨어나는 새벽에서 곡이 시작됩니다. 개구리가 눈을 뜨고 신이 나 뜀박질하는 사이, 화자는 아직 잠들어 있는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내려앉은 얼굴을 보고는 깨지 말라며 태양 마차의 바퀴를 자기가 빼놓았다고 말합니다. 아침이 오는 것을 늦춰서라도 잠을 더 재우겠다는 이 한 문장이, 화자가 아이와 같은 자리에 선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만질 수 있는 쪽에 있는 존재라는 걸 알려 줍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아이를 붙잡아 두지 않습니다. 후렴은 「달려라 달려라 가련한 너의 운명을 향해」로 곧장 밀어냅니다. 한 치 앞을 모르니 깨지고 구르고 부딪혀 보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허락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후렴에서 「가련한」은 「가여운」으로, 별은 「사랑스러운」에서 「불타오르는」으로 바뀝니다. 그 사이에 시간이 빠르기도 하다며 이제는 몰라볼 정도로 컸다는 문장이 놓여 있어서, 화자는 제자리에 선 채 말만 되풀이하는 동안 대상만 자라 버린 낙차가 드러납니다.
머리 셋 달린 뱀에게 피리를 불어 주겠다는 약속처럼, 안예은은 설화와 신화의 문법을 빌려 보호자의 마음을 씁니다. 다만 그 보호는 길을 치워 주는 방식이 아니라 부딪히도록 놓아둔 뒤 행복이 날아들면 크게 소리 내어 웃으라고 일러 주는 방식입니다. 곡을 닫는 말도 재회의 확답이 아니라 「언젠가 기어이 만나는 그날까지」,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라는 다짐 하나입니다.
「멀리」는 2021년 11월 28일 나온 미니 3집 「섬에서」의 수록곡입니다. 같은 해 4월 나온 EP 「섬으로」가 미지의 섬을 찾아 떠나는 사람의 이야기였다면 「섬에서」는 그 과정을 지켜본 이들의 노래라고 안예은 본인이 설명했고, 앞 앨범의 프롤로그에 대한 에필로그로 준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떠나는 자가 아니라 배웅하는 자의 목소리로 쓰인 이 곡의 시점은 그 설계 위에 정확히 놓여 있습니다. 작사·작곡은 안예은 본인이 했고 편곡은 Strawberrybananaclub과 함께 맡았습니다. 케이팝 스타 시즌 5에서 자작곡으로 준우승을 거둔 뒤 설화적 소재와 국악 어법을 자기 색으로 밀고 온 이력이 이 한 곡에도 그대로 묻어납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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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방남중 수평선에 작은 빛 떠오르고 온갖 소리 들려오네 개구리가 눈을 뜨네 신이 나 뜀박질하네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입가에 미소가 내려앉았구나 아이야 깨지 말아라 곤히 잠을 자거라 태양 마차의 바퀴를 내가 빼놓았단다 달려라 달려라 가련한 너의 운명을 향해 한 치 앞 모르니 깨지고 구르고 부딪혀보아라 돌아라 돌아라 사랑스러운 나의 작은 별 언젠가 기어이 만나는 그날까지 시간은 빠르기도 하지 이제는 몰라볼 정도로 컸구나 아이야 울지 말아라 모두 너의 편이다 머리 셋 달린 뱀에게 피리를 불어주리 달려라 달려라 가여운 너의 운명을 향해 행복이 날아들면 크게 소리내어 웃어보아라 돌아라 돌아라 불타오르는 나의 작은 별 언젠가 기어이 만나는 그날까지 언젠가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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