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화
박효신곡 소개
하얗게 피어난 얼음 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미는 장면으로 곡이 열립니다. 꽃이라기보다 서리에 가까운 것,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을 첫 이미지로 세워 놓고 화자는 곧바로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로 시선을 돌립니다.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가 한 줄기 햇살에 몸을 녹이는 것이 이 노래가 그리는 유일한 생존 방식입니다.
무게는 후렴이 반복되며 조금씩 어긋나는 자리에 실립니다. 처음에는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견디겠다며 「다시 나를 피우리라」로 문장을 맺습니다. 두 번째에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나는」이라고만 하고 말이 끊깁니다. 피우겠다는 말을 끝내 잇지 못한 그 빈자리로 「메말라가는 땅 위에 온몸이 타 들어가고」라는 절정이 밀려들어 오고, 마지막에 가서야 기준을 바꿔 「살아갈 만큼만 미워했던 만큼만」이라고 고쳐 말한 뒤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로 조건을 달아 문장을 완성합니다. 잊을 만큼이 아니라 살아갈 만큼, 괜찮을 만큼이 아니라 미워했던 만큼이라는 교체가 이 곡의 결론입니다.
제목이 화초가 아니라 야생화인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누가 심어 준 자리가 아니라 얼어붙은 땅에서 혼자 나고 혼자 지는 꽃이라,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이라는 한 줄이 체념이 아니라 생존의 규칙처럼 들립니다.
2014년 3월 28일 디지털 싱글로 나왔고 작사는 박효신과 김지향이, 작곡은 박효신과 정재일이 함께 맡았습니다. 편곡과 프로듀싱을 맡은 정재일은 이후 영화 「기생충」과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으로 알려지는 음악가로, 발라드 한 곡에 5분이 넘는 서사 구조와 층층이 쌓아 올리는 편곡을 붙인 손이 그입니다.
발표 직후 가온 디지털과 스트리밍, 다운로드 주간 차트를 모두 1위로 훑었고 2016년 정규 7집 『I am A Dreamer』에 선공개곡으로 다시 실렸습니다. 원래 뮤직비디오 없이 나온 곡이 인기를 얻자 뒤늦게 스페셜 영상이 만들어졌는데, 전북 부안에서 피아노 반주만 놓고 원테이크 라이브로 찍은 그 영상이 퍼지면서 이 노래는 음원보다 부르는 사람의 목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래로 기억되기 시작했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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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피어난 얼음 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번 내게 온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를 피우리라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 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번 불러본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는 메말라가는 땅 위에 온몸이 타 들어가고 내 손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 멀어져 가는 너의 손을 붙잡지 못해 아프다 살아갈 만큼만 미워했던 만큼만 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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