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지영
국내188곡TJ 95 / KY 93
백지영은 같은 이름으로 두 번 정점에 오른 가수입니다. 1999년에는 라틴 리듬을 얹은 댄스곡 「선택」으로 이름을 알렸고, 살사 박자를 그대로 가져온 후속곡들로 몇 해를 보낸 뒤, 2000년대 중반부터는 발라드 한 장르에서 자리를 굳혔습니다. 목소리는 곱게 다듬어진 쪽이 아니라 잘 갈라지는 쪽이고, 낮게 잠긴 채 시작한 소리가 후렴에서 한 번에 열릴 때 곡의 절정이 만들어집니다. 춤을 앞세우던 시절부터 이 대비는 이미 무기였습니다.
전환의 축은 함께 일한 사람을 바꾼 데 있었습니다. 2006년 「사랑 안 해」는 박근태가 쓴 전형적인 한국식 발라드로 재기의 계기가 되었고, 2008년에는 프로듀서를 방시혁으로 바꾸며 「총 맞은 것처럼」을 냈습니다. 이별의 통증을 몸에 난 상처로 옮겨 놓은 이 곡은 신파의 정서를 그대로 둔 채 편곡만 리듬 앤드 블루스 쪽으로 당겨 놓은 형태였고, 이후 백지영 발라드의 기본형이 되었습니다.
가사는 이별하는 순간보다 이별을 통과한 뒤의 상태에 머뭅니다. 사랑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놓고 곧바로 여전히 사랑한다고 덧붙이는 식으로, 부정하는 문장 안에 감정을 숨겨 두는 화법이 반복됩니다. 이런 어법이 드라마의 호흡과 잘 맞아서 「잊지 말아요」를 비롯한 주제가를 오랫동안 도맡았고, 드라마 음악 쪽에서는 가장 많이 불린 목소리로 꼽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