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카겔
실리카겔은 가사의 뜻을 굳이 알려 주지 않는 밴드입니다. 2013년 서울예술대학교 출신들이 모여 만들었고, 팀 이름은 껌통에 들어 있던 방습제를 보고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처음부터 무대에 영상을 붙여 소리와 그림을 같이 굴렸고, 그 감각이 지금까지 이어져 곡과 이미지와 이야기가 한 덩어리로 나옵니다.
소리의 중심은 사이키델리아입니다. 잔향을 길게 물린 기타로 공간을 넓게 벌린 뒤 직접 짜 맞춘 신시사이저 소리를 층으로 쌓고, 한 곡이 한 가지 얼굴로 끝나지 않도록 중간에 방향을 틉니다. 조용하고 서정적인 쪽으로 굳어 있던 국내 모던 록의 공식을 비껴가는 자리라, 록에서 팝이나 펑크나 힙합 쪽으로 넘어가는 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목소리도 뜻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악기로 다룹니다. 본인들은 가사에 큰 의미를 숨겨 두지 않는다고 말하고, 단어의 발음과 억양이 만들어 내는 느낌을 먼저 본다고 밝혔습니다. 「Kyo181」이나 「Andre99」처럼 읽어도 뜻을 알 수 없는 제목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신 이야기는 앨범 단위로 굴러갑니다. 싱글 「Mercurial」에서 시작된 머신 보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두 번째 정규 앨범에서 끝을 맺었습니다.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존재를 통해 사람의 모습을 비추는 설정이고, 해석의 여지를 남겨 두는 일이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작업이라고 못 박습니다.
대표곡은 「NO PAIN」과 「Desert Eagle」, 「Tik Tak Tok」입니다. 「NO PAIN」은 이들의 노래를 처음으로 멀리 실어 나른 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