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범죄
Miiro(미로)(Feat.새빛)곡 소개
「내 안의 계절을 다 팔아 버린 밤」이라는 한 줄이 이 곡에서 벌어진 사건의 전부입니다. 화자는 자기 계절을 팔아넘겼고 그 대가로 기억이 옅어지는 중입니다. 더워지는 바람에 눈을 스쳐 뜨던 밤이 흐릿해지고, 선명했던 날들이 다 지워진 채 차갑게 잊혀져만 가는 상태가 1절 내내 이어집니다.
Miiro는 곡을 낼 때 그 세계관을 설명하는 이야기를 함께 붙여 온 프로듀서인데, 2023년 4월 5일 나온 이 싱글에도 같은 제목의 단편소설이 함께 공개됐습니다. 작가 가은이 쓴 그 소설은 돈에 눈이 멀어 자기 계절을 전부 팔아 버린 남자가 점점 텅 빈 존재가 되어 뒤늦게 후회한다는 줄거리로, 기억을 계절에 빗대는 장치가 곡과 소설에 똑같이 깔려 있습니다. 제목의 범죄는 그러니까 남에게 저지른 죄가 아니라 자기 시간을 팔아넘긴 죄를 가리킵니다.
후렴은 계절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세 번 모습을 바꿉니다. 「내 생에 피어라 가장 아픈 겨울아」가 「내 생에 지어라 가장 짙은 여름아」로, 다시 「내게만 맑아라 슬피 우는 사랑아」로 옮겨 갑니다. 바람에 날려 보내라는 대상도 「흐렸던 날들」에서 「괴로운 날들」로 갈아 끼워집니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겠다는 노래가 아니라 이미 지워진 자리에 대고 계절의 이름을 계속 불러 보는 노래에 가깝습니다.
가운데 브리지에서 한 번 숨통이 트입니다. 끝이 없고 그치지 않는 비에도 결국 밝아 오니까, 그 시간이 두려워도 괜찮다고, 잿빛 사이의 푸른 비가 모든 계절을 선명하게 다시 찾아갈 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후렴은 기쁜 마음도 슬픔도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날들로 멀어져 간다고 곧바로 정정하고, 「내 생에 피었던 아름다운 하루가 / 지난밤처럼 길고 어둡던 / 그리운 계절을 불러」로 끝납니다. 회복 대신 호명만 남기고 닫히는 마무리입니다.
Miiro는 한국의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로 서브컬처 음악을 주 무대 삼아 K팝과 J팝의 결을 섞은 서정적인 곡들을 만들어 왔고, 이 곡에서도 작사와 작곡, 편곡을 모두 직접 맡았습니다.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린 새빛이 보컬에 함께했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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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는 바람에 눈을 스쳐 뜨던 밤처럼 옅어지는 그날의 작은 기억이 잊혀져 매일 눈을 뜰 때면 흐려져 오늘도 눈을 감으면 또 사라져버릴 듯한 어제를 그려가 떨어지는 그림자 사이에 맴도는 향기가 조용히 너를 불어와 선명했던 날들도 어느새 다 지워 버린 채 차갑게 잊혀져만 가 흐렸던 날들만 바람에 날아가거라 베어 물은 듯 추억만 고이 남은 채 지샌 하늘 위 피어진 구름처럼 사라지는 마음은 후회도 잊어버린 채 내 생에 피어라 가장 아픈 겨울아 지난날처럼 길고 멀었던 그리운 계절을 불러 봄바람이 스치듯 떠난 밤 내 안의 계절을 다 팔아 버린 밤 마음에는 어떤 소리가 들려? 아아 깊어지는 실루엣 사이로 눈 부신 바람이 또다시 너를 불어와 선명했던 날들도 이제는 다 잊어버린 채 조용히 흩어져만 가 괴로운 날들만 바람에 날아가거라 베어 물은 듯 추억만 고이 남은 채 지샌 새벽 끝 옅어진 달빛처럼 흐려지는 기억은 슬픔도 잊어버린 채 내 생에 지어라 가장 짙은 여름아 지난날처럼 길고 멀었던 그리운 계절을 불러 하얗고 하얗던 내 계절아 끝이 없고 그치지 않는 비에도 밝아오니까 그 시간이 두려워도 난 괜찮아 잿빛 사이 푸른 이 비가 선명하게 모든 계절을 다시 찾아갈 테니 흐렸던 날들만 바람에 날아가거라 베어 물은 듯 추억만 고이 남은 채 푸른 바람과 스쳐간 계절마저 잊어가는 시간은 어제도 잊어버린 채 내게만 맑아라 슬피 우는 사랑아 지난날처럼 길고 멀었던 그리운 계절 아래로 피어가 꽃잎과 푸른 하늘이 베어 물은 듯 후회만 남아 버린 채 기쁜 마음도 슬픔도 이젠 되돌릴 수 없는 날들로 저 멀리 사라져만 가 내 생에 피었던 아름다운 하루가 지난밤처럼 길고 어둡던 그리운 계절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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