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희
국내92곡TJ 38 / KY 54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시작했고 곡도 직접 쓰는 가수입니다. 트로트로 분류되지만 그가 통과한 무대는 미8군 클럽이었고, 그 시절에 익힌 블루스와 팝의 어법이 이후 노래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여기에 명창에게 배운 남도 창법을 얹으면서 어느 장르에도 온전히 들어가지 않는 소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목소리는 굵고 거친 허스키입니다. 매끄럽게 뽑는 대신 성대가 갈라지는 질감을 그대로 두고, 문장의 절정에서 국악의 꺾음을 넣어 음을 서럽게 밀어 올립니다. 이 조합을 흉내 내기가 어려워 모창이 드문 가수로 불려왔고, 여자 조용필이라는 별명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노래마다 화자의 자세가 다릅니다. 「애모」는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느린 곡이고, 「남행열차」는 같은 이별을 빠른 박자에 실어 여럿이 함께 부르게 만드는 곡입니다. 정반대의 무게를 오가면서도 둘 다 그 목소리 하나로 성립합니다.
첫 앨범은 곧바로 반응을 얻지 못했고, 발표한 지 몇 해가 지나 라디오를 타면서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이후 「멍에」로 자리를 잡고 「남행열차」로 폭을 크게 넓혔으며, 「애모」 역시 발표하고 몇 해가 흐른 뒤에 다시 불리기 시작해 그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