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민
국내152곡TJ 72 / KY 80
박상민은 곡을 직접 쓰는 대신 받은 곡을 자기 목소리의 것으로 바꿔놓는 방식으로 자리를 만든 가수입니다. 히트곡 대부분이 외부 작곡가의 작품인데도 그의 판본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목소리의 질감이 워낙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그 목소리는 허스키하다는 말로 뭉뚱그리기 어렵습니다. 성대가 살짝 갈라진 듯 마찰음이 섞여 있어서 낮은 음에서도 소리가 매끈하게 뻗지 않고 표면이 거칠게 일어납니다. 절에서는 음을 정확히 짚기보다 말을 건네듯 툭툭 던지다가, 후렴에 들어서면 목을 긁어 한꺼번에 밀어붙입니다. 힘을 다 쓰지 않고 남겨둔 듯한 이 여유 때문에 격정적인 노래도 담담하게 들립니다. 무대에서 선글라스와 중절모를 벗지 않는 것도 오래된 표식입니다.
출발은 1980년대 중반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의 록 보컬이었습니다. 정식 앨범은 1993년에야 나왔고, 록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만들어 밴드 자유가 먼저 불렀던 「멀어져 간 사람아」를 다시 부르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록에서 출발해 성인 발라드로 옮겨 앉은 이력이, 그의 발라드에 끝까지 남아 있는 거친 결의 근거입니다.
대표곡으로는 「멀어져 간 사람아」와 「청바지 아가씨」,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듯한 어법으로 사랑받은 「무기여 잘 있거라」, 중년 청중을 다시 불러 모은 「해바라기」가 꼽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