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부활은 노래하는 사람이 계속 바뀌어도 같은 밴드로 남은 팀입니다. 1985년에 결성된 뒤 보컬 자리를 거쳐 간 사람만 열 명 남짓이고, 그중 여럿은 이 밴드에서 부른 노래로 이름을 얻은 다음 자기 이름을 걸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기타를 치며 곡을 쓰는 김태원 하나라, 부활은 구성원 명단이 아니라 김태원이 쓴 곡의 목록으로 설명되는 밴드가 됐습니다.
소리는 출발선에서 이미 갈렸습니다. 1986년에 백두산과 시나위가 메탈로 갈 때 부활은 부드러운 쪽을 택했고, 김태원 본인도 기타 실력을 겨루기보다 작곡으로 가야겠다고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 결정이 지금의 소리를 만들었습니다. 기타 아르페지오로 조용히 문을 열고, 눌러 둔 절을 지나 후렴에서 목소리를 끝까지 밀어 올린 다음, 후반부에 기타가 들어와 그 선율을 되받습니다. 빠르게 몰아붙이는 연주 대신 노래하듯 길게 뻗는 기타 톤이 이 밴드의 서명입니다. 곡이 요구하는 음역이 넓고 후반의 고음이 가혹해서, 부활의 보컬 자리는 늘 목이 좋은 사람의 시험대였습니다.
가사는 헤어진 뒤에 남은 시간을 붙듭니다. 회상과 기억, 생각이 난다는 말이 제목에서부터 반복해 나오고, 화자는 상대를 탓하는 대신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을 계속 되짚습니다. 록 밴드의 편성 위에 가요의 문법을 얹는 이 팀의 성격이 가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대표곡은 「희야」와 「사랑할수록」, 「Never Ending Story」입니다. 「사랑할수록」에는 3집 녹음 도중 세상을 떠난 김재기가 연습 삼아 단 한 번 부른 녹음이 그대로 실렸고, 「Never Ending Story」는 14년 만에 이승철이 객원 보컬로 돌아와 부른 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