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노메코
국내51곡TJ 30 / KY 21
페노메코는 자기 이름을 내걸기 전에 남의 노래에서 먼저 들리던 목소리였습니다. 2014년 첫 싱글을 낸 뒤 지코와 블락비의 곡에 크레딧 없이 후렴을 불러 주며 이름이 돌았고, 지코와 크러쉬, 딘 등이 모인 크루 팬시차일드의 일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소리의 핵심은 랩과 노래의 경계를 흐리는 창법입니다. 음을 또박또박 짚는 대신 말끝을 늘어뜨려 흘리듯 얹고, 같은 구절을 조금씩 비틀어 되뇌면서 후렴을 만듭니다. 반주는 힙합보다 알앤비 쪽으로 비워 두는 편이고, 여기에 아프리카 대중음악과 라틴 리듬을 끌어와 나른하면서도 굴러가는 질감을 만듭니다.
동시에 그는 케이팝 타이틀곡의 노랫말을 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EXO의 「Tempo」, 레드벨벳의 「Taste」, ITZY의 「ICY」, 제시의 「눈누난나」, 화사의 「NA」처럼 결이 전혀 다른 곡들에 한국어 가사를 붙였습니다. 랩 크루에서 출발한 사람이 아이돌 앨범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작사가가 된 셈이고, 이 두 쪽을 오가는 감각이 자기 곡의 훅에도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자기 노랫말은 연애의 미묘한 순간과 그 뒤에 남는 감정의 잔상에 머뭅니다. 그의 이름으로 낸 곡 가운데는 「L.I.E」와 「Coco Bottle」이 가장 널리 닿았고, 첫 미니 앨범 「Garden」에서 크러쉬와 함께 부른 「No.5」가 그 색을 잘 보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