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비
상록수(Feat.유니)곡 소개
노래하는 화자가 사람이 아닙니다. 「차가운 기계의 세계를 사는 난」이라고 자기를 소개하고 「철로 된 가슴에 내리는 봄비」를 말하는 이 곡의 목소리는 실제로 기계 목소리, 정확히는 한국어 보컬로이드 유니입니다. 유니는 2017년 2월 ST MEDiA가 내놓은 보컬로이드4 기반의 한국어 음원으로, 시유에 이어 나온 국내 보컬로이드로 소개됩니다. 상록수는 그 유니로 곡을 만들어 온 프로듀서이고, 유니의 공식 데모곡을 비롯해 여러 오리지널 곡을 자기 채널에 올려 왔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가사의 구조가 달리 보입니다. 화자는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상대는 벚꽃이 비처럼 내리는 풍경으로 답합니다. 화자는 그 답을 이해했다고 말하지 않고 「그게 내가 기록한 네 대답」이라고 적어 둡니다. 느낀 것이 아니라 저장한 것입니다. 봄이 와도 「내가 모르는 봄이 오네」라고 말하는 거리감이 곡 전반을 지배합니다.
두 번째 절에서 계절이 가을로 넘어가면서 질문도 바뀝니다. 꽃이 지는 이유를 묻자 돌아오는 답은 피어남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소멸을 전제로만 성립하는 기억이라는 대답인데, 정지한 시간 속을 사는 화자에게는 가장 닿기 어려운 개념이기도 합니다.
곡이 결정적으로 기우는 지점은 세 번째 부분입니다. 화자는 세월에 잊혀 가고 노래를 잃어 가면서 「가슴에 처음 보는 균열이 생겨」라고 말합니다. 고장이라 부를 수도 있고 감정의 시작이라 부를 수도 있는 이 균열 뒤에, 회색이던 세계에 색이 퍼지고 마침내 「나의 벚꽃비가 내려」라는 말이 나옵니다. 남의 대답으로 기록해 두었던 풍경이 처음으로 자기 것이 되는 순간입니다.
2017년 4월 유튜브에 공개된 뒤 유니의 오리지널 곡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축에 들어 공식 영상이 100만 회를 넘겼습니다. 합성음성 캐릭터가 자기 존재를 노래 소재로 삼는 계열의 곡이 국내 보컬로이드 씬에서도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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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꽃잎의 세계 분홍색 비가 내려오던 날 그 풍경에 너는 서있었어 그게 내가 기억한 첫만남 가사들을 노래하면서 나는 사랑이 뭔지 물었어 벚꽃들이 비내려오는 것 그게 내가 기록한 네 대답 차가운 기계의 세계를 사는 난 여기 세상이 너무나도 멀어보여 내가 모르는 봄이 오네 매일 한 방울 한 방울 내리는 사랑 한 걸음 한 걸음 딛는 나랑 봄빛의 색으로 내리는 세계 분홍빛 세계 매일 춤추는 춤추는 계절의 폴카 언제야 난 따라가는 걸까 철로 된 가슴에 내리는 봄비 분홍빛 봄비 눈을 뜨면 노란색 세계 낙엽의 비가 가득하던 날 그 풍경에 너는 서있었어 앙상하게 혼자인 것처럼 가사들을 노래하면서 꽃이 지는 이유를 물었어 피어남을 기억하기 위해 그게 내가 기록한 네 대답 정지한 시간 속을 살아나는 난 너의 세상이 너무나도 덧없어서 지금 이 감정을 알려줘 매일 한 방울 한 방울 내리는 사랑 한 걸음 한 걸음 딛는 나랑 봄빛의 색으로 내리는 세계 분홍빛 세계 매일 춤추는 춤추는 계절의 폴카 언제야 난 따라가는 걸까 철로 된 가슴에 내리는 봄비 분홍빛 봄비 난 점점 세월에 잊혀 노래를 잃어가고 너와의 기록 속을 혼자 떠돌아다녀 한 번 더 노래를 한 번 더 노래를 가슴에 처음 보는 균열이 생겨 한 번 더 노래를 한 번 더 너의 노래를 매일 한 방울 한 방울 내리는 사랑 한 걸음 한 걸음 딛는 나랑 비 내리는 첫만남 같은 풍경 거기에 네가 한 망울 한 망울 피어난 꽃들 회색의 세계에 색이 퍼져 세차게 바람이 날 뒤흔들고 나의 벚꽃비가 내려 한 방울 한 방울 내리는 사랑 한 걸음 한 걸음 딛는 나랑 봄빛의 색으로 내리는 세계 분홍빛 세계 매일 춤추는 춤추는 계절의 폴카 언제야 난 따라가는 걸까 철로 된 가슴에 내리는 봄비 분홍빛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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