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카와 사유리
石川さゆり
아이돌로 시작해 엔카로 옮겨 앉은 사람입니다. 구마모토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 때 본 어느 가수의 공연에 감동해 노래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고, 중학교 3학년 여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친구를 대신해 나간 방송 대회에 붙어 그대로 연예계에 들어왔습니다. 열다섯에 아이돌 노선으로 데뷔했지만 같은 또래 셋이 이룬 그늘에 가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그 불안을 노래에 파묻는 쪽으로 풀었습니다. 로쿄쿠라 불리는 옛 이야기 창의 대가 밑으로 들어가 기초부터 다시 배웠고 민요와 일본무용까지 함께 익혔습니다.
소리의 뿌리는 그 이야기 창에 있습니다. 음을 곧게 뻗어 성량으로 밀어붙이는 대신 말의 뜻에 맞춰 늘리고 끊는 호흡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서, 한 소절 안에서도 속도가 계속 바뀝니다. 대표곡 제목 한가운데 찍힌 가운뎃점 자리에서 실제로 숨을 한 번 고르고 넘어가는데, 그 한순간의 사이가 곡을 만든다는 평이 있습니다. 그 곡의 반주도 거친 파도를 머릿속에 두고 도입부부터 만들어졌고, 앞머리에서 색소폰이 먼저 바다를 그려 놓습니다.
가사는 여행과 정념 둘로 갈립니다. 한쪽에는 도쿄를 떠나 북쪽 끝까지 갔다가 배로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의 풍경이 있고, 다른 쪽에는 남에게 빼앗길 바에는 죽여도 되겠느냐고 묻는 여자의 마음이 있습니다. 뒤쪽 계열의 대표곡은 이 사람만 부를 수 있는 어려운 작품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나왔는데, 작곡가는 그녀가 처음 가사를 보고 이런 정념은 못 부르겠다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이후 한 구절씩 정면으로 마주해 몸에 스며들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대표곡은 「津軽海峡・冬景色」와 「天城越え」입니다. 앞의 곡은 소녀가 여자로 자라는 1년을 열두 곡으로 그린 앨범의 12월 자리에 있던 노래가 잘려 나와 싱글이 된 것이고, 이후 이 두 곡은 연말 프로그램에서 한 해씩 번갈아 불리는 자리를 오래 지켰습니다. 2010년대부터는 시이나 링고를 비롯해 다른 장르의 음악가들에게 곡을 받는 작업도 이어 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