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이
루시곡 소개
지난 하루의 표정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멀어지는 꿈의 잔상처럼 어제가 흐려지고, 멋대로 밀려오는 생각이 화자를 괴롭히고 다그칩니다. 어린 날 훔쳐보던 어른의 모습은 정작 환상이었다고 하고, 시곗바늘은 무감각해졌는데 자신은 여전히 어린애로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화자는 말합니다.
이 곡이 영리한 지점은 어른의 하루를 통째로 아이들 놀이 규칙으로 옮겨 적는다는 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사이를 안 닿고 지나기」, 「남모르게 은밀히 자리에 앉기」, 그리고 「맨 먼저 퇴근한 사람이 술래인 거야」. 출퇴근과 눈치와 자리 잡기가 그대로 놀이의 조항이 되면서 지금도 똑같고 다를 거 없다는 앞줄의 선언이 증명됩니다. 까진 무릎이 아팠던 줄도 모르고 온 세상을 날아다니던 그 방식이 사라진 게 아니라 형태만 바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후반부에서는 놀이가 붙잡는 도구로 바뀝니다. 무궁화 꽃이 피는 순간을 불러내 다 그대로 멈추라고 외친 다음, 곧바로 「더 이상은 떠나가지 말아줘 멈춰서 줘」로 이어집니다. 술래가 뒤를 돌아보면 모두가 얼어붙어야 하는 그 규칙을 이별을 막는 주문으로 바꿔 쓴 셈입니다. 앞에 스치는 혜성처럼 찰나인 듯한 아름다움이라는 한 줄이 놓여 있어서, 이 주문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화자도 이미 안다는 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마지막은 붙잡기가 아니라 다시 찾겠다는 약속으로, 함께 놀던 그날처럼 웃어 달라는 청으로 닫힙니다.
「놀이」는 루시가 2022년 8월 17일 내놓은 첫 정규 음반 『Childhood』의 타이틀곡이고, 노랫말과 곡은 바이올린을 맡은 신예찬이 썼습니다. 루시는 2019년 JTBC 「슈퍼밴드」에서 결성돼 준우승한 뒤 이듬해 데뷔한 4인조로, 록 밴드 편성에 바이올린이 정식 파트로 들어가 있는 구성이 소리의 인장입니다. 후렴 뒤로 길게 뻗는 현의 선율과 나나나 떼창이 붙는 이 곡은 그 편성이 가장 밝은 쪽으로 쓰인 예이며, 어린 시절의 자유와 순수를 잃지 않겠다는 앨범 제목의 뜻과도 곧장 이어집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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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 가는 꿈의 잔상처럼 지난 내 하루의 표정이 기억이 안 나 멋대로 밀려오는 생각이 날 괴롭혀 또 다그쳐 어린 날 훔쳐본 어른의 모습은 내게 환상이라 말하고 무감각해진 시곗바늘 난 그대로인 듯이 어린애로 남아 있나 봐 하늘이 무겁다 해도 까진 무릎이 아팠던 것도 모른 채 온 세상을 날아 모든 걸 놀이 하듯이 지금도 똑같아 다를 거 없어 많은 사람들 사이를 안 닿고 지나기 남모르게 은밀히 자리에 앉기 맨 먼저 퇴근한 사람이 술래인 거야 꼭 말해줘 다시 만나 또 놀자고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사람 뒤돌아 떠나도 미소를 머금고 있기를 바라도 스치는 혜성처럼 찰나인 듯한 아름다움 하늘이 무겁다 해도 까진 무릎이 아팠던 것도 모른 채 온 세상을 날아 모든 걸 놀이 하듯이 지금도 똑같아 다를 거 없어 많은 사람들 사이를 안 닿고 지나기 남모르게 은밀히 자리에 앉기 맨 먼저 퇴근한 사람이 술래인 거야 꼭 말해줘 다시 만나 무궁화에 (무궁화에) 꽃이 피고 (꽃이 피고) 돌아보면 (돌아보면) 다 그대로 멈춰라 더 이상은 (더 이상은) 떠나가지 말아줘 멈춰서 줘 Na-na-na, na-na-na, na-na-na-na-na Na-na-na, na-na-na, na-na-na-na-na 다시 찾을게 우리가 떠나온 그날들을 넌 웃어줘 함께 놀던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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