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률
국내131곡TJ 73 / KY 58
김동률은 곡을 쓰는 데서 멈추지 않고 편곡과 녹음의 설계까지 직접 쥐는 음악가입니다. 대부분의 곡에 작사와 작곡, 편곡이 모두 그의 이름으로 올라가 있고, 앨범 단위로 소리의 크기와 밀도를 미리 정해두고 작업합니다. 초기 앨범 두 장에서 오케스트라 파트를 런던 교향악단과 함께 녹음한 것도 그 설계의 일부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곡은 대개 작게 시작해 크게 끝납니다. 피아노 한 대와 목소리로 문을 열고, 절이 넘어갈 때마다 현악과 관악, 코러스를 한 겹씩 포개어 마지막에 가장 두꺼운 소리를 만듭니다. 목소리는 눌러 부르는 중저음이고 화려한 기교는 거의 쓰지 않는데, 그 절제 덕분에 뒤에서 쌓아 올린 편곡이 오히려 도드라집니다.
가사는 지나간 일을 돌아보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사랑의 한복판이 아니라 그 뒤에 남은 미련과 후회,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게 된 것들을 문어체에 가까운 문장으로 씁니다. 감정을 직접 부르짖는 대신 상황을 길게 묘사해두고 마지막 한 줄에서야 속을 내보이는 순서를 자주 씁니다.
대학가요제에 나간 2인조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지금의 그를 설명하는 것은 방송에 거의 나가지 않고 공연으로만 관객을 만나는 방식입니다. 앨범 사이의 간격이 몇 년씩 벌어지는 것도 이 작업 방식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대표곡으로는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와 「출발」, 「그게 나야」가 꼽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