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임
국내95곡TJ 42 / KY 53
김용임은 방송 순위표가 아니라 다른 경로로 자리를 굳힌 여성 트로트 가수입니다. 정통 트로트 계보를 잇는 이름으로 꼽히면서도, 음반이 유통된 방식이 유독 다릅니다.
발표한 음반 목록을 보면 신곡집보다 「우리의 트롯트 메들리」, 「최신 트롯 대백과」, 「김용임 지루박」, 「민요대백과」 같은 묶음 음반이 훨씬 많습니다. 서른 곡, 마흔 곡, 예순 곡을 한 장에 담아 쉬지 않고 이어 부르는 형식입니다. 방송에서 한 곡씩 소비되는 대신 관광버스와 시장, 행사장에서 통째로 돌아가는 음반이었고, 그 유통망이 그를 전국구 가수로 만들었습니다.
목소리도 그 형식에 맞춰 단련되어 있습니다. 성량이 크고 흔들림 없이 곧게 뻗어서 수십 곡을 연달아 끌고 갈 힘이 있습니다. 민요를 따로 음반으로 낼 만큼 국악 쪽 발성과 꺾기가 몸에 배어 있어서, 「정선 아리랑」이나 「천년학」처럼 소재가 옛것인 곡에서는 트로트보다 소리에 가까운 결이 나옵니다.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 무용과에 다니던 1980년대에 「목련」으로 데뷔했습니다. 이름을 널리 알린 곡은 그로부터 한참 뒤에 나온 「열두줄」이고, 뒤이어 발표한 「사랑의 밧줄」이 지금까지 대표곡으로 불립니다. 인생을 물 위에 뜬 풀에 빗댄 「부초 같은 인생」도 그의 무대에서 빠지지 않는 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