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훈아
나훈아는 1960년대 후반에 데뷔해 2025년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반세기 넘게 무대에 선 트로트의 대표적인 가수입니다. 본명은 최홍기이며, 남이 만들어 준 곡을 받아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자기 히트곡의 상당수를 직접 쓴 작사·작곡가라는 점이 그를 같은 세대의 다른 가수들과 갈라놓습니다. 직접 쓴 곡만 수백 곡에 이릅니다.
목소리는 굵고 성량이 크며, 음을 길게 끌다가 끝을 밀어 올리는 트로트 특유의 꺾기를 크게 씁니다. 다만 편곡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아서, 초기의 전형적인 트로트 리듬에서 록 기타를 앞세운 편성과 디스코 비트까지 넓게 걸칩니다. 무대에서는 같은 곡을 그날의 호흡에 맞춰 다르게 부르고, 객석을 끌고 다니는 장악력으로 공연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 되는 쪽이었습니다.
그가 쓴 노랫말은 대체로 늙어 가는 일, 지나간 시간, 고향, 그리고 내세울 것 없이 살아온 사람의 자존심을 다룹니다. 직접 쓴 「잡초」는 뿌리도 이름도 없는 존재를 자기 자신으로 놓았고, 역시 그의 곡인 「홍시」는 감나무 하나로 어머니를 불러냅니다. 슬픔을 길게 늘어놓기보다 툭 던지고 물러서는 어조가 그의 가사를 알아보게 하는 표시입니다.
활동 방식도 특이해서, 오래 사라졌다가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2006년 순회공연을 끝으로 물러났다가 2017년 「남자의 인생」으로 돌아왔고, 2020년 관객 없이 치른 방송 공연이 크게 화제가 되면서 「테스 형!」이 아래 세대에까지 퍼졌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월 서울 공연을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내려놓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