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어왕
안예은곡 소개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하는 장터 호객으로 문이 열립니다. 어디서 왔느냐 물으면 백두산 저 꼭대기의 연못에서 왔다 하고, 정체가 무엇이냐 물으면 맑은 연못에 살던 잉어였다고 답합니다. 구름 고개를 넘고 하늘을 가로질러 셀 수 없는 시간을 홀로 돌고 돌면서 주워 모은 이야기를 이제 펼쳐 놓겠다는 것입니다.
좌판에 놓인 물건은 이야기입니다. 1절에서는 「사랑이오 이별이오 모험이오 죽음이오」, 2절에서는 「꿈결이오 파란이오 시련이오 탄생이오」로 품목이 바뀝니다. 그런데 이 장사꾼은 매번 같은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아 내 얘기는 아니고 떠돌며 흘려들은 것들」. 남의 이야기라는 발뺌이 후렴마다 반복되면서, 정작 자기 이야기만은 감추고 있다는 인상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마지막 후렴에서 그 발뺌이 무너집니다. 전부 들려줄 테니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손을 내밀더니, 「여기 있어도 거기 있고 예 없으면 게 없네」라는 말장난을 지나 「아 내 이야기였는지 그저 흘려들은 것들인지」로 끝맺습니다. 남의 것이라던 이야기와 자기 이야기의 경계가 흐려지는 자리에서 곡이 멈추는 셈입니다.
안예은은 2015년 『K팝스타 시즌5』에 자작곡을 들고 나가 준우승한 싱어송라이터이고, 「홍연」과 「상사화」, 「문어의 꿈」처럼 사극 한 장면 같은 정서와 동화적인 화법을 오가는 곡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잉어왕」은 2024년 11월 21일 발표한 네 번째 EP 『이야기 보따리』의 타이틀곡이고, 앨범 전곡의 작사와 작곡을 본인이 맡았습니다.
앨범 콘셉트 자체가 이 화자에게 얹혀 있습니다. 잉어왕이 네 편의 이야기를 가져온다는 설정 아래 「이내」, 「그믐달」, 「그 사랑은 내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곳은 아직 겨울이오」가 뒤따르는 구조입니다. 출발점은 아버지가 꾼 잉어 태몽이었고,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존재를 이야기꾼으로 세웠다고 본인이 설명한 바 있습니다. 곡은 그 설정에 맞춰 일렉트로 스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커뮤니티 가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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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물으신다면 나는 백두산 저 꼭대기의 연못에서 왔소 나의 정체가 무언지 물으신다면 나는 맑은 연못에서 살던 잉어였다오 라이라이 라이야이야 구름 고개를 넘고 라이라이 라이야이야 하늘을 가로질러 셀 수 없는 시간을 홀로 돌고 돌아서 주워 모은 이야기를 들려줄게 원하는 게 무엇이든 그냥 한 마디만 해 사랑이오 이별이오 모험이오 죽음이오 모든 것이 다 있으니 그냥 고르기만 해 아 내 얘기는 아니고 떠돌며 흘려들은 것들 이야 이야 이야 이야 이야~ 라이라이 라이야이야 태양 한 줄기 꺾어 라이라이 라이야이야 어둠 가운데 심고 셀 수 없는 세월을 홀로 돌고 돌아서 주워 모은 이야기를 들려줄게 원하는 게 무엇이든 그냥 한 마디만 해 꿈결이오 파란이오 시련이오 탄생이오 모든 것이 다 있으니 그냥 고르기만 해 아 내 얘기는 아니고 떠돌며 흘려들은 것들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원하는 게 무엇이든 그냥 한 마디만 해 전부 내가 들려줄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 여기 있어도 거기 있고 예 없으면 게 없네 아 내 이야기였는지 그저 흘려들은 것들인지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골라골라 잡아잡아잡아잡아! 들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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