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오
혁오는 홍대 앞 작은 공연장에서 출발해 몇 해 만에 세계 투어를 도는 팀이 된 인디 밴드입니다. 원래는 오혁이 혼자 음악을 만들며 쓰던 이름이었고, 2014년 5월 임현제(기타), 임동건(베이스), 이인우(드럼)가 합류하면서 4인조가 되었습니다. 팀 이름은 오혁이 자기 본명에서 성과 이름의 순서를 뒤집어 만든 것입니다. 같은 해 9월 멤버들의 당시 나이를 그대로 붙인 EP 「20」으로 데뷔했습니다.
소리의 중심에는 오혁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성량으로 밀지 않고 힘을 뺀 채 흘리듯 부르는 창법이라, 기타가 앞에 나서지 않고 여백을 두는 편성과 맞물립니다. 오혁은 밴드의 뿌리로 비틀즈와 노르웨이 밴드 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를 꼽아 왔고, 실제로 곡의 뼈대는 화려한 연주보다 반복되는 기타 프레이즈와 리듬의 질감 쪽에 있습니다.
가사는 어느 한 곳에 완전히 속하지 않은 사람의 시선에 가깝습니다. 오혁은 대학교수인 부모를 따라 지린과 선양, 베이징에서 스무 해 가까이 자란 뒤 혼자 한국으로 건너왔고, 그래서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가 한 곡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Goodbye Seoul」이나 「위잉위잉」처럼 도시와 그 안에 놓인 자기 사이의 거리를 다루는 곡이 많습니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2015년 무한도전 가요제에 정형돈과 짝을 이뤄 출연하면서 단숨에 넓어졌습니다. 이후 발표한 첫 정규 「23」의 「TOMBOY」는 국내 음원 차트 정상권까지 올라갔고, 「Citizen Kane」은 애플의 아이폰 광고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초기의 「위잉위잉」과 함께 이 곡들이 밴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