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철
국내116곡TJ 51 / KY 65
현철은 트로트를 눈물 쪽이 아니라 흥 쪽으로 끌고 간 가수입니다.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렸는데, 그 넷 가운데서도 그의 노래는 유독 리듬이 앞으로 튀어나옵니다. 후렴에 이르면 듣는 사람이 어깨부터 움직이게 됩니다.
창법이 그 성격을 만듭니다. 음을 곧게 뻗지 않고 구성지게 꺾어 넘기는데, 꺾는 자리가 슬픔을 늘리는 쪽이 아니라 박자를 튕기는 쪽에 놓입니다. 목을 위로 밀어 올려 시원하게 열어젖히는 후렴도 그의 표식이었습니다.
출발은 늦었습니다. 1942년 경상남도 김해에서 태어나 1960년대 말에 데뷔했지만, 남진과 나훈아가 무대를 채우던 시기라 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부산으로 돌아가 현철과 벌떼들이라는 그룹을 이끌며 팝송을 리메이크했고, 1980년대 초 솔로로 돌아선 뒤에도 한동안은 노래만 알려지고 얼굴은 알려지지 않은 가수였습니다. 이십 년 가까운 무명을 끝낸 곡이 1988년 「봉선화 연정」입니다.
그가 부른 노래의 제목을 늘어놓으면 꽃과 나비와 별이 줄줄이 나옵니다. 「봉선화 연정」, 「사랑은 나비인가 봐」, 「내 마음 별과 같이」, 「들국화 여인」처럼 감정을 설명하는 대신 사물 하나에 걸어두는 것이 그의 가사 세계였습니다. 「봉선화 연정」 다음으로 내놓은 「싫다 싫어」까지 이어지며 1990년대 내내 성인가요의 중심에 있었고, 2024년 7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