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철
국내65곡TJ 30 / KY 35
트로트 무대에 서면서도 목을 꺾지 않는 가수입니다. 성인가요 창법이 대체로 음을 잘게 흔들어 넘기는 데 비해, 그는 한 음을 붙잡아 그대로 밀어 끝까지 내지릅니다. 본인은 이 방식을 록 트로트라고 부릅니다. 데뷔 무렵 목소리에 색이 없다는 말을 오래 들었고, 그 약점을 록에서 쓰던 거친 발성을 섞어 덮어버린 결과입니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부드럽게 감기지 않고 앞으로 튀어 나갑니다. 목을 살짝 긁어 만드는 마찰음이 후렴마다 반복되고, 박자는 숨 고를 자리를 거의 내주지 않습니다. 「무조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달리는 곡이고, 「황진이」는 어얼씨구 저 절씨구 같은 추임새를 노래 한가운데에 그대로 박아 넣습니다.
가사도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무조건」의 화자는 태평양과 대서양과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달려가겠다고 말하고, 「황진이」의 화자는 떠나는 길에도 상대의 이름만 계속 부릅니다. 속으로 삭이는 대신 크게 벌려놓는 쪽이고, 이 과장이 그의 노래를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듭니다.
출발점은 트로트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라이브 클럽에서 록 발라드를 부르다가, 서울에서 미용사 일과 노숙까지 겪은 뒤 노래자랑 무대를 거쳐 음반을 냈습니다. 다른 가수가 먼저 불렀던 「자옥아」를 자기 방식으로 다시 부르며 이름을 얻었고, 뒤이어 나온 「무조건」과 「황진이」가 그를 대표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