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춘화
하춘화는 여섯 살에 첫 음반을 낸 뒤로 60년 넘게 무대를 지켜 온 여성 트로트의 대표 이름입니다. 노래 잘하는 딸을 알아본 아버지가 하던 사업을 접고 매니저 노릇을 자처했고, 서울의 예술학원에서 여덟 달을 배운 뒤 1961년 「효녀 심청 되오리다」를 취입하며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성인 가요계에 정식으로 들어선 것은 1집 「물새 한 마리」부터로, 이후 1970년대 내내 정상을 지켰습니다.
그의 소리는 정통 트로트와 신민요 양쪽에 걸쳐 있습니다. 민요 계열 곡에서는 글자는 짧게 붙이고 소리는 길게 끄는 어단성장의 어법을 그대로 씁니다. 「영암 아리랑」 첫머리의 「달이 뜬다」는 장단을 재지 않고 느리게 늘어뜨렸다가 뒤에서 리듬을 맞춰 들어가는 식이고, 고봉산과 주고받은 「잘했군 잘했어」는 문답을 그대로 노래로 옮긴 대화체입니다. 반대로 트로트 곡에서는 잔기교를 덜어내고 곧게 뻗는 발성으로 부르며, 빠른 박자의 「연하의 남자」에서는 춤을 곁들인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노랫말이 서는 자리는 대체로 항구와 뱃길, 그리고 실제 지명입니다. 마산항과 영암, 연포와 남해가 제목에 그대로 얹히고 그 위에 떠나보낸 사람을 향한 원망과 부두에 남은 여자의 사연이 놓입니다. 나이가 든 뒤로는 같은 자리를 웃음으로 바꿔, 나이를 밀어내고 연하의 상대를 부르는 노래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음반보다 무대에서 확인되는 가수입니다. 1974년부터 이어 온 개인 리사이틀을 밑천 삼아 1991년에 총공연 8,000회를 채웠고, 이 기록은 최다 개인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신민요 쪽의 「영암 아리랑」과 정통 트로트 쪽의 「날 버린 남자」가 그 폭을 나란히 보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