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
이적은 밴드에서 출발해 솔로 싱어송라이터가 된 사람이며, 노래와 소설을 함께 쓰는 이야기꾼에 가깝습니다. 1995년 김진표와 2인조 패닉을 결성해 데뷔했고, 첫 앨범의 「달팽이」가 PC 통신을 타고 퍼지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사랑을 예쁘게 노래하는 대신 사람들의 정서를 파고드는 가사로 주목받은 팀이었고, 그 성격은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밴드와 솔로를 오가는 이력이 유독 깁니다. 1997년에는 김동률과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을 만들어 「거위의 꿈」을 남겼고, 1999년 첫 솔로 앨범을 낸 뒤에도 밴드 긱스의 보컬로 무대에 섰으며, 2005년에는 패닉으로 돌아와 4집을 냈습니다. 편성은 계속 바뀌었지만 어느 자리에서든 같은 사람의 목소리로 들린다는 점이 그의 특징입니다.
소리는 힘으로 밀지 않습니다. 크게 내지 않고도 발음이 또렷하게 남는 미성이라 가사가 먼저 귀에 들어옵니다. 실제로 그가 쓰는 노랫말은 대체로 이야기의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판타지 단편을 모은 소설집 「지문 사냥꾼」을 냈는데, 노래에서도 같은 습관이 보입니다. 감정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장면 하나를 세워 두고 그 안에서 마음을 짐작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전곡을 직접 쓰고 편곡한 2007년 3집 「나무로 만든 노래」는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과 올해의 노래를 포함해 네 부문을 가져갔고, 여기 실린 「다행이다」는 그의 대표곡으로 남았습니다. 2013년에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로 음악 방송 1위에 올랐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실린 「걱정 말아요 그대」는 전인권이 2004년에 발표한 곡을 다시 부른 것으로, 원곡의 포효를 걷어낸 담담한 목소리로 음원 차트를 휩쓸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