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나비
잔나비는 원숭이를 뜻하는 옛말입니다. 이름 그대로 지금이 아닌 시대의 소리를 자기 것처럼 쓰는 밴드입니다. 복고가 앨범마다 갈아입는 콘셉트가 아니라 곡을 만드는 기본 체질에 가깝다는 점이 이 팀을 규정합니다.
2008년 분당에서 스쿨밴드로 모여 2012년 결성했고 2014년 「로켓트」로 정식 데뷔했습니다. 지금은 보컬이자 리더인 최정훈과 기타 김도형 두 사람 체제이며 앨범 프로듀싱도 최정훈이 맡습니다. 고전 가요와 옛 팝, 해외 록 밴드에서 끌어온 복고풍이 일관된 색인데 앨범마다 무게중심은 달랐습니다. 1집 『MONKEY HOTEL』이 로큰롤의 활기 쪽이었다면 2집 『전설』은 클래식 악기의 비중이 커지면서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챔버 팝에 가까워졌습니다.
가사는 최정훈이 자기 일기에서 끌어옵니다. 앨범을 만들 때 당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기록하게 되고 일기를 쓰는 과정 끝에 완성된 것이라고 본인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 감정을 날것으로 두지는 않습니다. 뾰족한 마음을 다루면서 날 선 말을 스펀지로 포장하고 곱게 갈아 예쁘고 동화적인 가사로 바꾼다는 것이 그의 방식입니다.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처럼 문장을 통째로 제목에 앉히는 습관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대표곡은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와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그리고 「she」입니다. 그중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는 2019년 5월 월간 음원 차트 1위에 올랐고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를 받았습니다.




